대한한약사회(회장 임채윤, 사진)는 27일 성명을 통해 불법 첩약을 이용한 보험사기가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보험 재정에 부담을 초래하고 있다며, 정부의 철저한 조사와 강력한 단속을 촉구했다. 협회는 또한 자동차보험 한방 첩약 청구 과정에서 한약사의 참여를 의무화해 제도적 허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요구는 최근 울산지방법원이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의사에게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한 사건에서 비롯됐다. 해당 한의사는 환자 진료 없이 미리 제조한 첩약을 교통사고 피해자에게 처방하고, 2020년 9월부터 2023년 4월까지 646차례에 걸쳐 총 8,600만 원의 보험금을 부당 청구한 혐의를 받았다.
현행법상 자동차보험에서 적용되는 한방 첩약은 환자의 증상과 질병 상태를 고려해 개별적으로 조제되어야 한다. 그러나 해당 한의사는 이를 무시하고 사전 제조한 첩약을 맞춤 처방한 것처럼 속여 보험금을 타낸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한약사회 문지영 약무국장은 “이번 사건은 사전 제조된 첩약의 불법성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라며 “허위 보험 청구는 단순한 사기가 아니라 의료 시스템 전반을 무너뜨리는 심각한 범죄로, 결국 국민의 보험료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한한약사회는 자동차보험 한방 첩약 청구 절차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불법 행위를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제도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의사만 보험 청구 과정에 참여하는 현재의 구조를 개선하고, 한약사의 참여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회 측은 “양방 의료에서는 의사와 약사가 분업해 상호 견제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한방 의료는 이러한 구조가 없어 불법 행위가 반복되고 있다”며 “한약사가 청구 과정에 참여하면 첩약 조제의 적절성과 안전성을 검토할 수 있어 제도적 허점을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한약사회 문지영 약무국장은 또한 정부가 추진하는 ‘한의약육성발전종합계획’에 한약사의 역할을 명확히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지난 20년간 시행된 한의약육성발전종합계획에서 한약사의 역할이 단 한 차례도 명시되지 않았다”며 “국민 건강을 보호하고 한의약 산업을 발전시키려면, 2026~2030년 제5차 계획에 반드시 한약사의 역할을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한의약 환경을 보다 체계적이고 안전하게 조성하려면, 한약사의 전문성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한의약 의료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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