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심판이 진행되고 있고,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행체제로 유지되고 있는 현 탄핵 정국에서 주요 공공기관장 인사를 강행하면서 정치권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의원 등 11명의 의원은 25일 성명을 내고 “위헌·위법한 알박기 인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정부와 국무위원들이 주요 공공기관장 인사에 무리하게 개입하고 있다"며 "이는 헌법과 법률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 5일 김용진 전 중부지방해양경찰청장을 해양경찰청장으로 임명 제청하고, 최상목 국무총리 권한대행이 이를 승인한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의원들은 "탄핵 정국에서 권한대행의 인사권 행사는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은 거부하면서 해경청장 인사는 강행한 것은 명백한 위헌·위법 행위"라고 지적했다.
논란은 공공기관장 인사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마사회(공기업)와 한국농어촌공사(준정부기관)는 각각 지난 2월 8일과 24일 기관장 모집 공고를 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공기업·준정부기관의 임원추천위원회는 기관장 임기만료 2개월 전에 구성해야 하지만, 일부 기관은 탄핵 이후에 갑작스럽게 절차를 시작했다"며 "이는 특정 인사를 기관장에 앉히려는 의도가 다분하다"고 주장했다.
공공기관 운영법에 따르면 공기업 사장은 임원추천위원회의 복수 추천, 공공기관운영위원회(기재부 장관 주관)의 심의·의결, 주무기관장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준정부기관장은 임원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주무기관장이 임명한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의 탄핵 정국에서 진행되는 이번 인사 절차는 적법성 논란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의원들은 "윤석열 정부는 이미 국민의 심판을 받은 상황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알박기 인사를 자행하고 있다"며 "특정인을 위한 밀어주기 인사로 공공기관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농식품부·해수부 산하 주요 공공기관 10곳에서도 기관장 임기 만료에 따른 인사 절차가 진행 중이다. 국제식물검역인증원은 2월 14일 모집 공고를 냈으며, 국립해양생물자원관, 한국수산자원공단,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은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직후 후보 추천을 마쳤다.
여수광양항만공사도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인 지난해 12월 19일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 의원들은 "윤석열 정부가 탄핵을 앞둔 상황에서 무리하게 인사를 강행하는 것은 명백한 위헌·위법 행위"라며 "공공기관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한 인사 원칙을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끝으로 이들은 “최상목 국무총리 권한대행과 송미령·강도형 장관 등 12.3 내란 부역자들은 즉각 불법적인 인사를 중단해야 한다”며 “윤석열 정부의 막판 알박기 인사를 국민들이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만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