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오랜 인생을 살아가면서 소중하게 고이 간직하며 살아가고 싶은 인생의 좌우명이 있다.

우리가 평생 간직하고 살아가야 할 좌우명은 무엇이 좋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이러한 좋은 좌우명을 실천하고 있는 훌륭한 분이 있어 지면에 소개해 본다.

한 달여 전에 전북대학교 총장을 역임하신 후 전북연구원 원장으로 계시는 이남호 전북연구원장님과 점심을 같이 할 기회가 있었다.

나는 점심을 들면서 이 원장님께서 평소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생활하시기에 대학교 총장도 되시고 또 전북연구원장까지 하시는지 궁금하여 평소에 간직하고 있는 좌우명을 여쭤본 일이 있다.

이 원장님은 자신이 좌우명으로 삼는 것은 겸손이며 조금 멋있게 보이는 용어로는 ‘궁신접수(躬身接水)’라고 하였다.

이 말의 뜻은 ‘아무리 훌륭한 보석 잔이라고 할지라도 찻잔이 찻주전자에서 물을 얻으려면 찻잔의 위치는 항상 찻주전자보다 더 낮아야 한다’라는 말로 ‘겸손과 겸양의 지혜를 중시해야 한다’라는 뜻이라고 하였다. 

출전은 그 유명한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이며. 제갈량(諸葛亮)이 서천을 점령하려고 서촉의 장송(張松)을 끌어들이기 위해 벌인 일화에서 나온 말이라고 하였다. 

장송이 서천의 지도를 당시에 조조(曹操)에게 바치려다 실망해 돌아가던 것을 알고 조운(趙雲)이 먼저 가서 모셔 오고, 유비(劉備)가 극진하게 삼일을 접대하자 장송이 이에 감동하여 유비에게 서천의 지도를 바쳤다고 한다. 

그러나 사실 이러한 계략은 모두 제갈량의 머리에서 나왔다고 전해진다.

이 원장님은 살아오면서 자리로 사람을 모셔 오거나 돈으로 매수하거나 하는 사람은 반드시 그에 따른 결과가 좋지 않게 나타난다고 하면서 인간적으로 감동을 하게 하여 자기 사람을 만들어야만 효과도 크게 나타난다고 하였다.

이 원장님은 이러한 일화를 자신이 만나는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이야기하여 자신이 겸손한 사람이라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널리 알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이 원장님의 훌륭한 이야기를 듣고 ‘이러한 사람을 싫어할 사람이 없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이 원장님은 대학교 총장으로 재임하시면서 1천여 분의 박사이자 교수들과 함께 전북대학교가 발전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정책도 펼치고 무엇보다 대학교의 상징물을 만들고자 노력하였다고 하였다.

그 결과 전주의 아름다운 한옥을 널리 세계에 알리도록 정문과 광장에 있는 문회루를 한옥으로 만들고 대학교 내에 국제회의장도 한옥으로 멋지게 만드는 등 저비용 고효율의 정책을 펼쳤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처음에 전북대학교 총장을 마치고 전북연구원에 원장으로 가겠다고 하니 주위에서 많은 분이 걱정을 해주었다고 하였다. 

전북연구원에는 박사들도 많고 일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하여 다시 생각해 보라고 하였더란다.

그러나 이 원장님 자신은 전북대학교 교수 1천 여분도 모셔봤는데 전체 직원 90여 분밖에 안 되는 전북연구원 정도는 충분히 할 것 같은 자신감으로 오게 되었다고 하였다.

그렇게 전북연구원에 부임하여 180여억 원을 확보하여 한옥으로 전북연구원도 새로 지을 계획을 실천하고 있으며, 전북연구원 90여 분의 직원들과 함께 늘 새롭고 즐거운 마음으로 전북 100년을 책임질 여러 가지 좋은 연구를 하고 있다고 하였다.

대표적인 연구로는 식품 사막화를 막기 위한 시골 농어촌의 식품 공급 계획, 새만금 발전 계획, 2036년 올림픽 전북 유치를 위한 비용 추계 등 전북이 과연 어떻게 해야 잘 먹고 잘살 수 있을 것인지에 관한 연구를 위해 밤낮을 모르고 연구에 임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 원장님의 이처럼 훌륭한 좌우명으로 다른 사람을 감동하게 해 자기 사람으로 만드는 특별한 기술에 대하여 생각해 보면서 나 자신은 과연 어떤 좌우명으로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하여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누구나 성공을 바라고 실패를 원하지 않지만, 성공은 자기 혼자만 잘 나서 되는 것이 아니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만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 자신도 이 원장님처럼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고 함께 성공을 위해서는 겸손한 자세로 궁신접수(躬身接水)라는 옛 고사성어를 잊지 않고 실천해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원장님의 가르침을 항상 기억하여 항상 겸손한 자세로 만나는 사람이 모두 나의 스승이라는 겸양의 자세를 이어받아 이를 실천하게 된다면 남은 인생이 더 풍요로워질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만호 / 본보 정치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