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아침, 회사로 출근하던 박모(28)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에서 갑자기 보행자가 나와 사고가 날 뻔 했던 것.
다행히 이씨가 느린 속도로 운전하다 보행자를 발견해 사고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이씨는 "당시 보행자는 이어폰을 끼고 스마트폰을 보며 걸어가고 있었다"며 "조금만 부주의했거나 과속했더라면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단 이뿐만이 아니다.
스마트폰 사용이 일반화 되면서 전주시내 곳곳에 10대, 20대가 이어폰을 끼고 걷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전주의 한 고등학교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중 93%가 이어폰을 사용한다고 대답했다.
또 이어폰을 사용하는 학생 중 72%가 주위에서 일어나는 소리를 못 들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이어폰으로 통화만 사용한다는 응답자는 3%에 불과해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어폰을 끼고 걸으며 각종 스마트폰 어플을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이어폰 볼륨을 주변 소리를 못들을 만큼 크게 해놓고 들으면 사고 위험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청각손상도 우려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관련 업종에 근무했던 김씨는 "최근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데, 스마트폰을 판매할 때, 항상 이어폰을 같이 판매한다"며 "이처럼 스마트폰 보급에 이어 이어폰 사용까지 일반화 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김씨는 "이어폰은 크게 커널형과 오픈형 두 종류가 있는데, 커널형은 외부 소음을 30㏈정도 줄여, 많은 사람들이 사용한다"며 "하지만 외부소음을 차단하는 만큼 차량소리나, 주변 위험을 인식하기 어려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전북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윤용주 교수는 "보통 소리를 들을때 고막을 진동하는 에너지가 다시 외부로 빠져나간다"며 "하지만 이어폰을 통해 들을 땐, 반사되는 에너지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다시 증폭되므로 소음성 난청을 유발하기 쉽다"고 전했다.
이어 윤교수는 "한번 상실된 청력은 다시 회복 될 수 없기 때문에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며 "이어폰을 안쓰는게 제일 좋지만, 부득이하게 사용할 경우는 작은 소리로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아름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