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기린미술관(관장 이현옥)은 오는 13일부터 10월 15일까지 40년 전에 작고한 비원파 화가 천칠봉 작가의 40여점과 올해 70세가 되는 아들 민중미술가 천광호 작가의 30점을 전시한다고 밝혔다.  

이 전시회는 전북특별자치도 문화관광재단 2024년 우수기획전시지원사업에 선정된 사업이기도 하다. 

이번 천칠봉·천광호 부자전은 지난 번에 전시한 홍순무·홍웅표 부자전에 이어 기린미술관 부자전 시리즈 두 번째 작품전이다. 

천칠봉 작가는 전주 출생으로 전주북중학교를 졸업하였을 뿐 미술교육을 받은 적이 없이 독학으로 화가의 길을 걸었다.

1963년 제1회 목우회공모전에서 문교부장관상을 수상하면서 본격적으로 화단활동을 시작하였다. 대한민국미술전람회 초대작가 및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

민족기록화를 다수 제작했으며, 1977년 일본 대판의 고려현대미술관 개관 초대전에 출품하고 프랑스 스케치 여행을 하는 등 일생을 구상화가로 일관했다.

그의 작품은 거의 모두 한국의 실경산수를 그린 풍경화로서 인적이 없는 고요한 계곡과 산을 주로 택해 그렸는데, 있는 그대로의 자연에 더 이상의 미화나 비하 없이 존재하는 그대로의 모습을 성실하고 담담하게 화폭에 담았다.

그의 아들 천광호 작가는 민중화가로서 미술의 사회적 역할과 시대정신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는 공공미술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자신의 미술 재능을 바탕으로 벽화 등 공공미술 작품, 그림, 기타 조형물을 제작, 보존, 보수하고 학교, 병원, 유치원 등 대중들이 이용하는 다중 집합 장소의 환경을 안전하게 조성하는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70~80년대에 외국인 이주 노동자를 위해, 90년대에는 노숙인들을 위해, 대구 가톨릭근로자회관과 노숙인센터에 작품 200점을 기증하여 운영에 도움을 주었다.

2000년 대 초에는 대구교도소 재소자들을 위해 그들의 생활공간에 동료 미술인들의 협조를 받아 그림 300점을 모범재소자들과 함께 직접 걸어 주었다.

2024년 3월에는 전태일 열사 대구기념관 건립을 위한 작품 기증 전시를 대구에서 개최하였다.

이번 전주 기린미술관 기획 전시에서도 아버지 고 천칠봉 화백의 모교에 후학들을 위한 작품 기증이 있으며, 판매대금 일부는 지역의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김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