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도구간은(감독이 출근을 하지 않는) 주말을 이용해서라도(인적이 드문 틈을 타) 빨리

(하수관을 연결하고) 묻어 버리세요” 어느 얼빠진 순창군 소속 모 감독이 시공사에 불법

을 주문하고 있는 한 구절이다. <관련기사 23일 11면>

최근 순창군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건설공사에 필요한 인·허가를 득하지 않고 발주해 결

국 시행중인 공사가 중지되는 일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손을 놓고 기약없이 준공일만 손꼽아 기다려야 하는 애꿎은 시공사만 상시 곤

경에 빠져 안타깝다.

통상 담당 부서는 사업예산을 책정하고 시행과정에서 발생될 수 있는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반영해 최초 설계단계부터 꼼꼼히 현장여건을 검토한 후 사업을 추진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군의 사업 중 일부는 알고 보면 한심하기 그지없다. 시행중인 공사를 중지시키고

뒤늦게 인·허가 사안을 처리하기 위해 애쓰는 모양새라 실망이다.  

또 잘못을 저지른 담당 공무원은 예산확보를 핑계삼은 어눌한 해명만 되풀이 할 뿐 이렇

다 할 대책은 전무한 상황이라니 답이 없다.

전철을 밟아 보면 사업을 추진하다 필요한 인·허가를 득하지 못 할 경우의 수는 고려하

지 못한 낌새다.

현재 시행중인 남산마을 주변 하수도관 정비사업이 딱 그 짝이다. 7억원이라는 예산을 들

여 공사를 진행하다 말고 인·허가를 검토중이라고 한다. 만의 하나 관련 기관에 허가를

득하지 못한다면 사업을 예정대로 마무리 할 수 없게 되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는건 자

명한 일이 되고 만다.

담당 공무원이 자초한 실수(?)탓에 끝내 국가 예산을 들여 시행하는 사업이 반쪽짜리 사

업으로 전락하게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관련절차를 무시하고 사업을 추진하게 된 뒷 배경이 매우 궁금하다. 만일 국도 관리사무소가 남원에 위치해 있는 점을 들어 관리감독이 소홀한 틈을 타 불법시공을 감행하려든 담당관계자들의 속셈이 사실이라면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애시당초부터 허가 없이 불법으로 사업을 진행할 심산이 결국 꼬리가 밟혀 안됐지만 뭐

밟았다 여기면 안될것이다. 고름은 짜내야 아물고 잘못은 깨닫는 순간 바로잡아야 하는

경각심이 먼저일 듯 싶다.

그저 흔들림 없는 순창군의 뚝심에도 마냥 경의(?)를 표하고 싶다. 본지의 수차례 지적에

도 부서가 다르다는 이유를 안도삼아 슬그머니 넘어가려는 수작은 안될말이다.  

비단 이번 건만 놓고 하는 지적은 아니다. 점차 확인하면 드러날 일이지만 애써 아니라고

장담할 공무원이 있기를 기대해본다. 

그간 군이 집행한 대,소규모 사업 전반에 걸쳐서도 재점검이 필요한 이유는 이같은 까닭

에서다.


/동남권역 기동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