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규 작가의 24회 개인전이 3월 25일부터 4월 3일까지 사용자공유공간 Plan C에서 '인체풍경 - 주름 , 아름다운 무늬(결)' 주제로 열린다.

작가에 따르면 화면의 색을 덜어내는 또는 갈아내는 과정을 통해 결국 조형적 형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와 같이 주름의 흔적은 비워내는 방식을 통해 지나온 삶의 흔적을 화면에 채움으로 형상화하는 것이다. 인생은 모든 것을 채우고 비워내는 과정의 연속이듯 무엇을 채우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달라지며 무엇을 비우느냐에 따라 삶의 가치 또한 달라지는 것이다.

살아온 과정의 거짓 없는 흔적, 내면의 감정과 생각이 꾸밈없이 작용되고 살아온 환경의 영향과 육체의 운동을 통해 어떠한 관여도 없이 진실 된 기록 그대로의 흔적으로 육체에 새겨진 주름. 인간이 인간임을 스스로 확인하고 드러낼 수 있는 것 중 운명이 아닌 삶에 의해 스스로 만들어가는 대표적인 것이 바로 주름이다. 그래서 주름은 한 사람의 내러티브, 한 사람의 인생의 역사일 뿐만 아니라 인간이 스스로 삶을 살아가는 인간임을 보여준다.

주름은 인간의 신체 중에서도 가장 세계와 맞닿아있는 살갗에서 형성되는 것으로서 인간과 세계의 통로이자 매체이다. 과거와 현실의 삶이 공존하고 내면과 세계를 넘나들며 엮고 얽히게 하는 작용과 여기의 방식으로부터 저기의 방식으로 이행하는 작용을 동시에 수행한다. 그래서 주름으로 전해지는 느낌은 단순히 과거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바로 지금 여기에서 체화되어 나타나는 삶의 현실이다.

받아들이고 인정한다는 것은 유한한 인간의 삶을 인정하고 그 한계의 시간 안에서 또 다른 변화를 갖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개인으로써 인체의 주름을 의식하게 된다는 것은 생의 한정된 범위 안에서 받아들여야 하는 변곡점이며 자신의 육체를 통해 시각적으로 보이는 변화의 시그널이다. 그러므로 주름의 받아들임은 삶 전반에 관한 긍정의 신호이며 진보적 방향으로의 진행인 것이다. 

인체의 주름의 표현은 유한한 삶의 허무의 이야기가 아니며 뒤늦은 주름의 인지를 통한 후회의 삶보다 지각의 삶을 통해 변화와 확장을 이야기하려는 것이다. 또한 추함의 인식을 넘어 주름이 담아내고 있는 의미의 재해석을 통해 미로서의 인지 변화를 꾀하며 초월적 변화를 통해 포용적이며 진취적인 방향으로 지향하려는 것이다.

한편, 김철규 작가는 조형예술학 박사다. 그는 홍익대학교 대학원(회화전공)과, 국립군산대학교 미술학과(서양화전공)를 졸업했다.
/장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