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청년미술상 운영위원회(회장 김동헌)는 올해 제11회 전라청년미술상에 조각가 황유진 작가를 선정하였다. 전라청년미술상은 지난 2011년부터 전북에서 활동하는 만 40세이하 유망한 청년작가를 선정하여 수상해 왔다.

이번에 운영위원회에서는 작가활동력, 작품 실험성, 지역미술계와 건전한 교류 등을 중심으로 선정하며, 수상자는 창작지원금과 초대개인전을 후원하고 있다.

황유진 작가는 전통적 조각 제작방식을 버리고 재료와 기법의 다양한 변주안에서 실험성 높은 작품을 선보인 점이 돋보였다고 한다.

황유진 작가는 2012년 이전과 이후의 작업이 분리되는 양상을 보인다. 2012년 이후의 작업이 의도와 표상 면에서 부합하는 경향을 띤다. 다만 그의 모든 작품들은 근본적으로 실존의 문제와 맞닿아 있다. 때론 구체적이고 간간이 추상적이지만 그동안의 작업을 포괄적으로 묶으면 세상의 순리에 반하는 실존의 부조리, 불의와 고통, 두려움 등에 대해 의미를 부여한 것이었다.

작가의 작업에서 철학과 심리학의 관점으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죽음과 고독이다. 오래 전 행한 비둘기 부활 작업에서부터 비교적 가까운 시일에 선보인 코끼리 작업까지, 그의 작품 내부엔 우리가 매일 느끼는 죽음과 고독이 어딘가 모르게 서성이고 있다.

그럼에도 다행인 건 작가의 작업에선 어디, 어느 곳에 서 있던 발걸음을 멈추지 않으려는 부단한 흐름을 감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나아가 이전 작업들이 실존의 문제를 다루었다면, 작금에 이르면서 현존의 문제로 나아가는 여운이 없지 않다는 사실이다.

이번 작업은 어둡고 청량하지 않은 공간이나, 일정하게 오롯이 트인 무대를 배경으로 고결함을 끌어안은 채 육신과 영혼, 물질적인 것과 비물질적인 것, 시간의 흐름과 공간의 흐름을 잇는 고리를 불행과 죽음, 생과 사라는 공존의 명사들로 나타내고 있다. 자신을 옥죄는 고통에 대한 서사를 담아내고 있다.

새롭게 선보이는 최근작에서 전시장을 하나의 제단으로 설정하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간청이 섞인 거룩한 예배의 장소 그리고 존재와의 결별이 공존하는 공간을 보여주고 있다.

홍경한 미술평론가는 ‘이번 작업 역시 죽음의 본질이 삶의 존재론적 본질에서 어떤 식으로 해명될 수 있는가를 질문한다. 그리고 그가 명명한 공존의 공간은 그 두 본질을 작가 나름의 존재의 방식으로 해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한다.


  
황유진 작가는 전북대학교 미술학과와 동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전주, 군산, 일본 등에서 10회의 개인전과 100여회의 그룹전에 참여한 활동적인 작가이다.

시상식은 전주의 기린미술관(관장 이현옥)에서 17일 오후 2시에 거행하고, 기린미술관 초대로 17일부터 23일까지 수상작 전시회를 가진다.  전시회는 매일 오후6시까지 이며, 월요일은 휴관이다. /김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