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마시고 싶은 사람은 있는가? 막걸리나 소주도 안니 쓰디쓴 아메리카노 한 잔을 코와 입 안 가득 음미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지인은 있는가? 질문이 필요 없다. 아무도 없으면 그냥 혼자 마시는 커피 맛도 나쁘지 않은 기억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커피에 대한 향기일 것이다.

‘커피’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고독’이다. 고독한 세상을 살다 보면, 위로받고 위로해야 할 사무친 허전함이 가득하다. 혼자 창가를 보고 있는 사람의 마음속에 들어가 할 수만 있다면 따스한 화롯불이 되고 싶다. 혼자 벤치에 앉아 있는 사람에게 다가가 침묵으로 말을 하자. 든든함으로 가득한 쉼 없는 마음에도 따스한 커피 한 잔을 나누고 싶다. 

세상이 고독하다

위로하고 위로받을 사람이

사무치게도 필요하다

혼자 창가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

나는 그의 마음에 들어가 

할 수만 있으면 따스함의 도구로

화롯불 같은 사람이고 싶다.

혼자 옷깃을 올리고 

벤치에 앉아 있는 사람에게 다가가

살며시 곁에서 침묵으로 말을 하자

휘몰아치는 비바람을 맞아도 

든든함이 가득찬 쉼 없는 갈등에

마음고생을 하면서도 고요함을 느끼고

밤새껏 이야기를 해도 지루하지 않으며

많은 욕을 먹으면서도 잔잔한 웃음 짓는 ㅅㆍㅁ

마음 숲 작은 길가에 낙엽 수북이 쌓인 오늘

난 이런 사람과 따스한 커피를 마시고 싶다. 

 -‘커피 마시고 싶은 사람’ 전문(김영석, 위의 책, 173쪽.) -

비 오고 바람 부는 날 쉼 없는 갈등에 많은 욕을 먹으면서도 즐거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어떤 사람과 따스한 커피를 마실 수 있다면 행복한 사람이다. 마음 숲 작은 길가를 서성이다가 다정한 연인이 넘치는 사랑에 웃음 지으며 말이다.

눈 감으면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 소중한 사람일 수도 있고, 기억하고 싶지 않은 사람일 수도, 그저 그런 기억이 잘 나지 않는 불특정 다수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만남 속에서 어떤 사람과 만나고 지금도 동행하고 있는 것일까? 생각만 해도 불러보고 싶고, 보고 싶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이름을 적어보자. <2편에 계속>

박여범 / 용북중학교 교감, 시인, 문학박사,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