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에 이어)그래서 시인은 책의 제목을 『짝지, 내 나무-시詩가 있는 이야기Story-』로 정했다고 한다. 아마도 내 나무가 서 있는 그곳에는 ‘그리움’과 ‘기다림’, ‘애틋함’, ‘포근함’이 함께 한다 생각하니 마음이 편하다. ‘는 독자의 이해에 도움을 주고자 사에 대한 해설을 기록하고 있다. 이 책은 1부 툭, 던지고 가는 꽃심, 2부 처음으로 눈이 마주쳤을 때, 3부 무엇이,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가로 구성되어 있다. 언제나 마주 앉아 웃을 수 있는 사람, ‘짝지, 내 나무’의 아련하고 정답고 행복한 이야기가 책장을 넘길 때마다 펼쳐지고 있음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이처럼, 글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가진 작가라도, 매일매일 글쓰기를 몰방하는 예비 작가와의 경쟁에서 ‘이겨내기’는 버겁다. 어느 날, 한 권의 책이 뚝딱 출판되는 것이 아니다. 1주일에 한 편의 글을 쓰는 작가가 있다. 그는 매주 짧은 시나 수필을 써 내려간다. 그리고 피드백을 통해 글을 완성한다. 1년 52주 동안 매주 써 내려간 글이 곧 책이 되는 현실이다. 

정답은 ‘짝지, 내 나무’와 동행하는 일상이다. 아무리 뛰어난 지혜와 재능이 있어도 그릇에 담아야 한다. 그릇에 담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역지사지’다. 일상의 무료함이 자칫 상대에 대한 모욕감을 줄 수도 있다. 그래서 일상의 행동과 언어 사용을 조심해야 한다. ‘벼락치기’ 공부를 해본 사람을 알고 있다. 일시적인 집중으로 저축된 기억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순간순간 일상에 최선을 다하자. 우리의 행복은 누가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누구와 함께 하는 것이 좋을까? 바로, ‘짝지, 내 나무’와 서로를 지켜주는 삶이 아닐까?

유난히 눈이 올 것 같은 차갑고 추운 날씨다. 추워도 너무나 춥다. 꽁꽁 얼어붙은 손을 녹여줄 그 무엇인가가 필요했다. ‘짝지, 내 나무’에 전하는 마음은 시(詩)처럼 달곰한 문장이 아니어도 좋다. 마음만 전하면 된다. 이심전심이라고 했다. 

피라미를 물고 가던 파란 물총새가 친구이자 연인이었던 시절, 졸졸졸 맑고 선명한 도랑물에 맨발을 담가 보자. 그리고 마주 앉아 웃을 수 있는 사람 ‘짝지, 내 나무’와 무명 시인의 시(詩)를 눈에 담아 보는 여유를 누려 보자.(끝)

박여범 / 용북중학교·시인·문학박사·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