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체육회 수장에 대한 검증기회는 없는가'

자치단체장이 겸임하던 체육회장이 선출직으로 전환되면서 전북 체육발전을 이끌 새로운 수장은 누가 될 것인가에 대해 체육계는 물론 전북도민들의 관심도 매우 크다.
하지만 첫 민간 체육회장을 뽑는 선거는 점점 더 다가오는데 검증시스템이 없어 '깜깜이 선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재계와 학계 등에서 총 8명이 전북체육회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유권자들이 후보자의 역량이나 공약 등을 검증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 예를들면 후보자들의 선거공약을 담은 자료집도 없고, 또 후보자의 역량을 살필 수 있는 토론회 등도 열리지 않는다.
이처럼 후보자에 대한 전문성 및 도덕성 검증은 물론 충분한 상호검증의 시간도 없는 것이다.

전북체육회(회장 송하진)에 따르면 국민체육진흥법 제43조의2 신설에 따라 내년 1월 10일 전북체육회장 선거를 치른다. 이에 선거일정 확정, 340명인 선거인단 구성 등 선거절차에 착수했다. 후보자는 오는 27~28일 이틀 간 후보등록을 해야하며, 내년 1월 1일부터 9일까지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후보자가 선거운동 기간 명함을 돌리거나 전화나 문자메시지, SNS 등을 통한 단편적인 홍보는 가능하나, 공약집을 통한 홍보나 정견 발표, 그리고 체육회 운영 및 발전방안 등을 발표할 수 있는 토론회는 없다. 투표당일에나 가서야 후보자의 출마 이유나 당선 후 계획 등을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이날 진행되는 후보자의 정견 발표회도 후보자 간의 비교.검증이 아닌 일방적 자기주장 형식이 될 수 있기에 유권자들은 후보자의 면면을 들여다 본 후 투표할 수 있는 기회가 없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체육계 안팎에서는 대의원인 조합원들의 선거로 선출되는 농.수협 조합장 선거처럼 이번 선거도 깜깜이 선거, 혼탁.불법선거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아무튼 전북의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을 아우르는 수장을 뽑는 첫 민선 체육회장인 만큼 미흡한 선거제도를 보완할 수 있는 대책마련이 절실히 요구된다. 또한 후보자에 대한 검증도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

전북체육회 관계자는 "공정한 선거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고 있다"며, "대한체육회의 가이드라인에서 후보자 간 공개토론회 등을 명시하지 않아 임의로 규정을 만들 수 없는 상황이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장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