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가 발효의 향기로 물들었다.

지난 10월 30일 개막한 ‘제23회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가 전시관마다 풍성한 콘텐츠와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으로 관람객들의 발길을 끌며 성황을 이루고 있다. 전북 유일의 국제인증 전시회답게 올해 행사에서는 전 세계 발효식품 산업의 흐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풍성한 볼거리가 마련됐다.

이번 엑스포에는 유럽·오세아니아·아시아 등 12개국 34개 해외 기업이 참여해 자국의 대표 발효식품을 선보였다. 와인, 발사믹 식초, 홍차 등 각 대륙을 대표하는 제품들이 전시장을 가득 채웠으며, 현장에서 펼쳐진 부스 이벤트는 관람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었다.

한 외국인 참관객은 “다양한 나라의 발효식품을 한자리에서 맛보고 비교할 수 있어 흥미로웠다”며 “세계의 식문화가 한데 어우러진 생생한 전시회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국내기업관은 선도상품관, 상생식품관, 해양수산관 등으로 꾸며져 전통과 현대가 조화된 식품 산업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전북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과 발효미생물산업진흥원을 비롯해 장류, 절임류, 전통주, 차, 건강식음료 등 3,000여 종이 넘는 상품이 관람객의 오감을 자극했다.

특히 전북식품명인대전과 제1회 전북향토음식홍보전이 연계 개최되어, 명인의 제조 시연과 쿠킹 클래스가 큰 인기를 끌었다. 현장에선 “이런 전시회는 처음 본다”는 감탄이 쏟아졌다.

엑스포 현장은 연일 인파로 북적였다. 월드옥타, 한국치즈과학고등학교 등 단체 관람객을 비롯해 식품 관련 예비창업자와 무역 관계자, 대학생 등 다양한 방문객이 몰리며 활기를 더했다.

식품 창업을 준비 중인 김우현 씨(대전)는 “이곳에서는 시장의 흐름과 소비자 반응을 직접 체감할 수 있다”며 “식품 창업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꼭 와야 할 박람회”라고 말했다.

서울에서 고향 전주를 찾은 임태현 씨는 “야외 행사인데도 세련되고 짜임새 있다”며 “전주가 이런 국제적인 행사를 열고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캐나다에서 온 교환학생 클라우디아 폭스 씨 역시 “한국 발효식품의 다양성과 깊이를 알게 된 유익한 시간이었다”며 “특히 전주이강주가 인상 깊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은미 전북바이오융합산업진흥원장은 “발효식품은 이제 세계 시장으로 나아가는 문화 콘텐츠로 성장하고 있다”며 “전북의 발효 산업이 지역 경제를 견인하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23회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는 3일까지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계속됐다. 발효의 풍미와 산업의 미래가 어우러진 현장, 전주는 지금 ‘맛과 멋의 축제’ 한가운데 서 있다. /오상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