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이 가축재해보험의 보상 기준을 합리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육계 발육표준’ 현행화 조사에 본격 착수했다.

가축재해보험은 자연재해 등으로 피해를 입은 농가에 피해 정도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육계의 경우 보험약관에 명시된 ‘일령(鶩齡)별 표준체중’이 보상금 산정의 핵심 기준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이 발육표준은 단순한 참고 수치를 넘어, 농가의 실질적인 보상액을 결정짓는 과학적 근거로서 중요하다.

현재 적용 중인 표준체중은 2017년 조사 결과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러나 그 사이 사양기술의 발전과 품종의 유전적 개량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실제 현장과의 괴리가 커졌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예컨대 국내에서 주로 사육되는 ‘로스(Ross)’ 품종의 35일령 표준체중은 여전히 2,006g으로 책정돼 있지만, 해외 육계 회사의 최신 기준은 2014년 2,144g에서 2022년 2,296g으로 7% 이상 증가했다.

국립축산과학원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육계 발육표준 조사 연구’를 실시한다. 연구는 국내 농가에서 주로 사육하는 ‘로스(Ross)’와 ‘아바에이커(Arbor Acres)’ 등 주요 품종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사양시험과 농가 현장 조사를 병행해 표준 데이터를 재정립할 계획이다.

실험실과 현장에서 얻은 데이터를 상호 검증함으로써 신뢰도와 객관성을 높이고, 조사 결과는 향후 가축재해보험 보상기준 개정의 핵심 근거자료로 활용된다.

이와 관련해 국립축산과학원은 최근 농림축산식품부, 농업정책보험금융원, (사)한국육계협회 등 관계기관과 조사 계획을 공유하고, 연구 방향과 적용 기준, 조사 대상 농가 선정 등을 논의했다.

지상윤 국립축산과학원 가금연구센터장은 “현행화된 발육표준은 육계 농가가 실제 손실 규모에 맞는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라며 “국내 사육환경에 맞춘 과학적이고 현실적인 기준을 마련해 농가 경영 안정과 보험 신뢰도 제고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오상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