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성윤 의원(전주을)은 지난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헌법재판소 국정감사에서 “헌법재판소가 서울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전주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헌법재판관 전원이 서울에 거주하고 있고, 헌재 구성도 서울대 출신 판사 중심으로 편중돼 있다”며 “이런 구조로는 사회적 약자나 지방 서민의 삶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1988년 헌법재판소 설립 이후 재판관 64명 중 77%가 서울대 출신, 84%가 판사 출신, 88%가 남성으로 구성됐다. 그는 “헌법재판소의 서울 중심적 인사 구조는 헌법이 지향하는 평등과 국민 대표성의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2004년 헌재의 ‘신행정수도특별법’ 위헌결정을 언급하며 “당시 헌법재판관이 모두 수도권 출신이었고, 지역 법관이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다른 결론이 나왔을 수도 있다”며 “이 결정으로 국토균형발전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크게 훼손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헌법재판소가 국민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고려한다면 서울이 아니라 지역으로 이전해야 한다”며 “부산 국민은 409km, 전주 시민은 250km를 이동해야 한다. 헌재가 서울을 떠나겠다고 선언하면 5천만 국민이 감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해외 사례도 제시했다. 오스트리아는 헌법에 따라 헌법재판관 일부를 수도 빈 외 지역 거주자로 의무화하고 있고,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는 수도 베를린이 아닌 ‘칼스루에’에 위치해 수도 편중을 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주는 동학혁명의 반외세·반봉건 정신과 3·1운동의 법통이 이어지는 헌법정신의 고향”이라며 “헌재가 전주로 이전하는 것은 헌법의 근본정신을 회복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성윤 의원은 지난해 11월 헌법재판소의 소재지를 전주로 규정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이만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