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 사이 발전사업 지연으로 묶인 미사용 전력망 용량이 신규 원전 16기 규모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안호영 의원(더불어민주당·전북 완주·진안·무주)이 한국전력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사업 개시가 늦어진 발전사업은 393건(16,208MW)으로, 2021년 1건에서 2025년 171건으로 급증했다. 이에 따른 미사용 전력망 용량도 39.6MW에서 9,209MW로 늘어, 5년 만에 230배 이상 증가했다.

지연된 사업의 대부분은 재생에너지 분야였다. 에너지원별 미사용 용량은 △풍력 8,474MW(52%) △태양광 3,982MW(25%)로, 두 부문이 전체의 77%를 차지했다. 평균 지연 기간도 풍력은 약 6년(1,964일), 태양광은 약 3년(1,067일)으로 나타나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추진 난항이 드러났다.

사업 지연의 원인으로는 주민 수용성 부족, 인허가 절차 지연, 자금난 등이 꼽혔다. 이 같은 장기 지연으로 신규 사업자 진입이 막히고 전력 수급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한전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알박기 사업장’ 관리기준을 강화하고, 사업 지연으로 묶인 전력망 회수와 재배분을 추진 중이다. 회수된 약 5.0GW 용량은 준비된 신규 사업자에게 단계적으로 재분배될 예정이다.

안호영 의원은 “전력망을 선점하고도 사업을 지연하는 바람에 에너지 전환 정책 추진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며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RE100 산업단지 등 신재생 정책이 성공하려면 한전의 신속한 정비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만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