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소방대원들이 낡고 불편한 근무복으로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익산을·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이 소방청과 함께 실시한 ‘소방공무원 제복 품질 개선 설문조사’ 결과, 전국 소방공무원 5,741명 중 10명 중 8명꼴(약 80%)이 피복 품질에 불만을 표시했다.

특히 현장 출동 때 착용하는 핵심 근무복 3종(기동복·방한파카·기동화)의 불만족도가 각각 82.6%, 79.5%, 78.6%로 집계돼 활동에 직접적인 불편을 호소했다.

“기능성이 떨어지고 착용이 불편하다”, “내구성이 약해 쉽게 손상된다”는 지적도 많았다.

소방대원들의 불만에는 지역별 예산 격차도 큰 영향을 미쳤다. 올해 기준 1인당 피복 예산은 부산·제주가 25만원으로 가장 낮고, 울산은 70만원으로 가장 높아 최대 45만원의 차이가 났다.

응답자 중 36.4%는 “피복 예산이 부족하다”고 답했으며, 그중 대부분(84.3%)은 “예산 부족으로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 밖에도 최근 6년간 소방피복 계약 현황을 보면 전북은 도내 업체가 68.9%, 대구는 지역 업체가 66.7%를 차지해 ‘일감 몰아주기’ 의혹도 제기됐다.

한병도 의원은 “움직이기 불편한 옷과 발이 아픈 신발을 신고 국민의 생명을 구하라는 것은 맨손으로 싸우라는 것과 같다”며 “소방대원의 사기와 자긍심을 높일 수 있도록 피복 품질 개선과 예산 형평성 확보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만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