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전주세계소리축제(이하 소리축제)'가 숱한 화제를 남기며 지난 17일 폐막했다.
25일 소리축제에 따르면 올해는 화제몰이에 성공한 판소리시어터 심청을 비롯해 ‘2025 장르별 시장 거점화 지원사업’에 의한 외연 확장,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놀이마당을 가득 채운 관객들의 함성 등 예술성과 확장성, 대중성을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본보는 3차례에 걸쳐 소리축제를 되돌아본다.<편집자 주>
-파격과 충격, 새롭게 태어난 심청을 논하다
지난 13일 펼쳐진 개막공연 판소리시어터 심청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이 작품은 소리축제와 국립극장과의 2년간에 걸친 협업의 결과물로, 화려한 연출진과 출연진으로 개막전부터 많은 화제를 불러왔다.
독일에서 활동하는 오페라 연출가 요나 김이 총연출을 맡고, 국립창극단의 스타 김준수와 유태평양이 심봉사 역을, 김우정과 더블 캐스팅으로 선발한 김율희가 심청을 맡았다.
심청은 제작부터 우리가 알던 ‘효녀 심청’이 아니라 전혀 다른 해석의 새롭게 태어난 ‘심청’이 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을 끌었다.
장일범 음악평론가는 "세련된 무대 위에서 심청, 심봉사 등 등장인물을 생생하게 담아내는 벤야민 뤼트케의 카메라는 관객들에게 극의 몰입감을 높였다"고 평했다.
또한 "마치 바그너 오페라페스티벌이 열리는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처럼 클래식 악기 단원들이 배치돼 음악의 풍성함을 배가시켰다"며 "중간중간에 화음을 넣는 서양식 합창이 아닌 150명에 달하는 출연진이 모두 같은 음을 부르는 유니즌으로 같이 부르는 이 합창 장면은 매우 힘찼고, 중국의 경극을 비롯한 일본 가부키에서 볼 수 없는 창극의 대단한 매력"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 전통의상을 벗고 현대식 의상을 입은 심청이 이제 고전 속의 심청이가 아닌 우리 시대에도 있을 수 있는 청이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창극은 전통의상 한복을 입고 불러야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겐 대단한 파격으로 다가왔을 수 있는 작품이었다”면서 “마지막 장면은 아버지 심봉사로부터 자유로워진 심청이 모악당 로비에서 나와 거리로 사라지는 장면, 자신의 모든 세계를 지배했던 아버지와 주위의 폭력으로부터 떠나 이제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게 된 미래지향적 심청의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이렇듯 심청 개막공연 후 다양하고 많은 리뷰 및 공연 관람 후기가 쏟아졌다.
특히 국민일보는 전주세계소리축제 심청, 무수히 죽어간 딸들에게 바치는 진혼곡 '오페라 연출가 요나 김, 효녀 심청의 이미지 전복하는 재해석'이라는 제목의 리뷰를 게재했다고 강조했다.
장지영 국민일보 기자는 “심청은 우선 국립창극단 단원을 포함해 무용수, 아역배우, 합창단 등 150여 명의 출연진이 나오는 유례없는 대작이었다”며 “기존 창극에선 보기 어려운 잦은 떼창(서양음악의 합창과 달리 화음이 없음)과 배우의 감정과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포착해 스크린으로 송출하는 라이브 카메라 활용 등 형식적인 면에서 눈길을 사로잡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보다 더 강렬한 것은 효녀 심청에 담긴 유교적 가치나 동화적 판타지를 완전히 깨부수는 재해석”이라고 덧붙였다.
방송사뿐만 아니라 중앙지, 지역지 등 다수 매체(50여 건)에서 심청에 대한 각양각색의 해석을 내놓으며, 화제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사람들의 관심사는 이제 서울로 향하고 있다. 전주 개막공연에 이어 9월 3~6일 국립극장 해오름달에서 펼쳐지는 심청이 전 회차 매진하며 열기가 식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장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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