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울구치소 출소 124일 만에 다시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은 10일 새벽 2시 7분경, 조은석 특검팀의 내란특별검사의 구속영장 청구를 받아들이며 “증거 인멸 우려”를 이유로 영장을 발부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국속영장 실질심사를 마치고 서울구치소에 임시수용돼 있다가 정식으로 독거실에 수용됐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8일 구속 취소로 석방된 이후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아왔으나, 내란수사를 맡은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핵심 혐의에 대한 본격 수사를 위해 다시 신병 확보에 나섰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향후 최대 20일간 구속 상태에서 추가 조사를 받게 된다.
전날 진행된 영장실질심사는 총 6시간 45분 동안 이어졌으며, 윤 전 대통령은 30여분간의 최후 변론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정치 보복성 수사”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중대한 범죄 혐의에 비춰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위한 국무회의에서 일부 국무위원을 의도적으로 제외해 헌법상 심의권을 침해하고, ‘사후 계엄 선포문’을 허위로 작성·폐기한 혐의를 중대하게 보고 있다. 또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 당시 대통령경호처에 총기를 소지하게 하거나 비화폰 서버 기록 삭제를 지시하는 등 수사 방해 행위도 혐의에 포함됐다.
특검은 여기에 더해 외환 관련 혐의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의 명분을 조작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평양 상공에 무인기를 보내려 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도 이어지며 수사는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이번 구속을 지켜본 한 시민은 “국민의 생명과 소중한 권리를 지키기 위한 사법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구속은 매우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법 앞에 만인은 평등하다”는 사법 정의가 반드시 구현되길 바라는 여론이 높다. 특히 과거 권위주의적 통치의 그늘에서 벗어난 민주사회에서 비상계엄이라는 초법적 수단을 다시 꺼내든 것은 심각한 반헌법적 시도로 인식되고 있다.
이번 구속을 계기로 특검 수사가 어디까지 확장될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최종 사법적 판단이 어떠할지 국민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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