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3일까지 전주 서학동사진미술관에서 《판화 쓰임새》展이 열린다.

올해로 네 번째를 맞는 이번 전시는 서학동사진미술관 판화기획 ‘새김’전의 기획초대전으로, 21명의 작가가 참여해 총 49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목판화, 실크스크린, 드라이포인트, 젤판화, 수성목판화 등 다양한 판화기법을 통해 판화 예술의 넓은 스펙트럼을 감상할 수 있다.

‘판화 쓰임새’라는 전시 제목은 지난 1990년대 금암동에 위치했던 민촌아트센터에서 판화의 대중화와 작품 활용 가능성을 실험적으로 선보였던 전시에서 가져왔다.

당시 전시는 판화에 관심 있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으며, 이번 전시는 그 의미를 이어 오늘날 판화작가들의 다양한 역할과 앞으로의 방향을 고민해보는 계기로 삼고자 기획됐다.

특히 작업실을 함께 공유하고 있는 작가들이 참여해 작업실마다의 특성을 볼 수 있어 더욱 주목된다.

김영란 작가의 판화실 유담재에는 오혜영, 이명자, 조진성 작가가 함께 드라이포인트, 소멸목판화, 꼴라그라피 작업을 선보인다.

김수진 작가가 이끄는 광명 판화실에서는 박현진, 이은경, 장영애 작가가 함께 소멸목판기법을 통해 각자의 한국화, 서양화 작업을 새롭게 시도하며 작품을 완성했다. 프레스기 없이 손과 발로 직접 눌러 찍어낸 작품들은 판화의 원초적인 에너지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또한 세대간의 갈등이 깊어지는 요즘, 세대를 아우르는 예술활동으로 눈길을 끄는 공방도 있다.

꼬까신 판화공방은 최화영 작가의 판화실에 김성희 작가가 함께 참여해 최 작가의 아버님 삼남매를 지도하면서 시작된 특별한 공방이다. 

한편, 문채원 작가가 이끄는 전북대 프로젝트 프린트는 대학 시절 판화수업 인연으로 모인 학생들과 함께 색다른 판화 형식들을 실험적으로 선보여 젊은 감각과 활기를 더한다.

서학동사진미술관은 "이번 전시가 판화가와 관람자 사이의 소통을 넓히고, 더 많은 이들이 판화의 매력을 발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서학동사진미술관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판화 작품들과 함께, 문화 향유의 소중한 시간을 누리길 바란다"고 전했다.  

/장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