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핵심은 ‘도유지’, 용도 바꾸려면 관련 절차 ‘밟아야’...

특혜논란을 제외한다 하더라도 대한방직 부지 개발을 위해서는 밟아야 될 행정 절차가 멀고도 험난하다.

이번 개발 사업이 전국적 관심 사안으로 떠오른 만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법’이 정한 심의와 각종 평가를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는 의미다.

현재 대한방직 부지는 도시 기본계획상 시가화용지(주거용지)와 도시관리계획(일반공업지역)으로 고정돼 있다.

자광은 이런 해당 부지를 상업지역으로 바꾸고 싶어 한다.

그래야 그들이 원하는 143층 초고층타워와 호텔, 아파트 등을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27일 자광은 전주시에 대한방직 이전과 철거공사를 대비하기 위한 담장을 설치하겠다는 공작물 축조 신고를 접수했다.

그러나 도와 시 등 행정기관은 머리를 내저었다.

담장 설치는 도유지를 무단 점.사용하는 재산권 침해라는 이유에서다.

담장을 설치하려면 관련 사업 절차부터 먼저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자광은 지난 5일 대한방직 부지 내 도유지 대부계약을 전주시와 체결했다.

도유지 사용목적은 ‘부지 내 기존 건물과 공작물 유지관리’다.

말 그대로 현재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대부계약서에는 이를 위반할 경우 계약해지를 할 수 있도록 명시됐다.  

따라서 자광 측의 부지 내 건물 해체나 땅 파기 등 개발행위가 일절 금지된다.

대한방직 부지 중 6,228㎡(2.7%)에 해당하는 전북도유지 처리 문제가 개발 시기를 좌우할 수 있는 문제 핵심으로 부각됐다.

도유지를 사용하기 위한 절차는 상당히 까다로울 뿐 아니라 시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도유지 사용은 관련 법상 도시기본계획과 도시관리계획에 이어 ‘국토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49조에 따른 지구단위계획수립기준에 맞춰 추진토록 돼있다.

도시기본계획은 상위계획인 국토종합계획·광역도시계획 내용을 수용해 도시의 발전방향을 제시하는 장기적 계획으로 5년마다 검토해야 한다. 

도시관리계획은 도시기본계획에서 제시된 발전방향을 구체화하고 실현시키는 중기계획이다.

도시관리계획을 이어 받은 지구단위계획은 특정 지역 관리목적에 따라 수개 필지를 한 단위로 설정해 개발하는 계획이다.

1차 도시기본계획은 전북도 승인이 있어야 하고 2차 도시관리계획과 3차 지구단위계획은 전주시 결정, 고시로 마무리 된다.

결국 대한방직 부지는 도시기본계획→도시관리계획→지구단위계획 수립 순서를 거쳐야 비로소 개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자광 측 입장에선 도유지가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자광 측은 지난 10월11일 도유지 사용신청을 위한 지구단위계획수립안을 주민제안 형식으로 전주시에 신청했다.

시는 절차를 지키라며 이를 반려했다.

이를 지켜본 시민단체들은 “(자광측이)선행돼야 할 도시기본계획과 도시관리계획 수립 순서를 건너뛰는 것 아니냐”며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고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