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유치원입학관리시스템 ‘처음학교로’의 원서접수가 시작된 가운데, 전체 사립유치원 가운데 40%가 참여하지 않았다. 

참여가 저조한 일부 지역은 학부모가 일일이 발품을 팔아야 하는 등 불편을 감수해야 할 처지다.

사립유치원들이 참여를 꺼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학부모가 비용을 부담하는 사립유치원이 무료로 운영되는 국공립과 같이 원아 모집을 하면 우위를 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립유치원의 장점인 다양한 프로그램보다 비용 부담 등 현실적인 면에 단점만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처음학교로는 학부모 입장에서 편의성이 강조됐다. 하지만 회원가입부터 원서접수까지 과정을 이해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2016년에 도입된 ‘처음학교로’는 유치원 신입생 모집.선발.등록을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유치원 등원을 신청하기 위해 온 가족을 동원하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처음학교로’ 등록 유치원은 국·공립 99.97%(4781곳), 사립 59.88%(2448곳)다.

비리 유치원 사태로 인한 논란이 확산되면서 교육부는 사립유치원에 입학 정보 등을 손쉽게 안내할 수 있는 ‘처음학교로’ 참여를 촉구했지만 사립유치원들은 사유재산 등의 이유로 참여를 거부했다.

이에 교육부는 등록 기간을 연장했고 전국 시·도교육청은 미참여 유치원에 대해 특별감사, 운영비 삭감, 정원 감축 등을 예고했다. 

결국 사립유치원 참여 규모는 확대됐지만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이면서, 미참여 유치원이 많은 지역의 학부모는 직접 신청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지역별 사립유치원 처음학교로 참여율을 살펴보면 제주·세종(100%), 광주(98.83%), 충남(94.81%), 충북(87.36%), 서울(86.41%), 전남(86.36%) 등은 높은 참여율을 보였다. 반면 경북(28.69%), 울산(30.43%), 전북(30.72%), 경남(31.62%), 인천(43.37%), 강원(43.93%) 등은 절반 이하다.

처음학교로에 등록하지 않은 유치원에 보내려는 학부모들은 여전히 발품을 팔아서 정보를 수집하고 또한 온 가족이 새벽부터 나서서 입학설명회를 듣고 입학상담을 받으러 다녀야 한다.

한 학부모는 “내년에 아이가 유치원에 입학할 시기다. 하지만 어린이집에 더 있기로 했다. 유치원에 보내려 했으나 폐원 등의 우려로 유치원 입학을 미루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한편, 처음학교로 홈페이지, 콜센터 등을 통해 신청 횟수, 접수 방법 등이 안내되고 있지만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다면 결국 현장 접수에 나설 수밖에 없다. /장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