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재외국민 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모두 관련 법안을 잇달아 제출하고 있다.
10일 여야 정당과 국회사무처 의사국 등에 따르면 3~4월 국회에 제출된 6개의 공직선거법 개정안 중 절반이 재외국민선거 관련 조항을 손질하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제출된 법안들은 대부분 내년 총선·대선부터 적용되는 재외국민선거에서 유권자들의 투표편의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한나라당 구상찬 의원은 지난 8일 재외공관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 우편으로 재외국민 선거인단 등록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법은 선거인단 등록과 당일 투표를 포함, 재외국민이 2번씩 직접 재외공관을 방문하도록 규정돼 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우편뿐만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서도 재외국민 선거인단 등록이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지난달 29일 국회에 제출했다.
반경 50㎞ 내에 재외선거인이 5000명 이상이면, 해당 국가의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내에서 공관 이외의 장소에 재외투표소를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한나라당 유정현 의원 등 여야 의원 12명은 해외 파병 군인에게 국내에서와 동일하게 부재자 투표를 실시, 투표용지를 국제특급우편으로 회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냈다.
현행법은 재외국민 투표소를 재외공관에만 설치토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공관이 없는 국가에 파병된 군인은 사실상 투표권을 행사할 수 없다.
재외국민의 투표 편의를 위한 제도개선 움직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지난해 10월 인터넷과 우편으로 선거인 등록을 하고 공관이외 시설에서도 투표소를 설치토록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제출한 바 있다.
지난 2005년 위헌소송을 통해 재외국민 참정권 부여를 이끌어냈던 홍준표 최고위원도 현지 유력인사를 중심으로 한 공식적인 후원회 구성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등 꾸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외에도 조진형 의원을 위원장으로 당내 재외국민위원회를 구성, 재외국민 선거에 관한 조직적·제도적 보완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민주당은 손학규 대표 취임 이후 기존 재외동포사업추진단을 '세계한인민주회의'로 확대 개편했다. 손 대표가 직접 당연직 의장을 맡고 수석부의장에는 김성곤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지난 4일 각 정당에 '재외자문위원협의회'를 둘 수 있도록 한 정당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재외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조직을 구성해, 이들의 정당 활동에 대한 법적 뒷받침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현행법은 재외조직에 대한 근거 규정이 없어, 참정권이 없는 외국 시민권자를 중심으로 한 비공식 후원조직의 난립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그간 끊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