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개혁성향 초선 의원모임 '민본21'은 15일 예산안 파동과 관련, 당 지도부의 책임론을 제기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민본21 소속 의원 12명은 이날 오후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김무성 원내대표와 오찬을 가진 뒤 민본21 소속 의원끼리의 내부 논의를 거쳐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민본21 공동 간사를 맡고 있는 김세연 의원은 민본21 회의 직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원내대표에게 예산안 강행처리 과정의 절차적 문제점과 누락된 예산안 내용 등을 지적했다"며 "김 원내대표는 민본21의 지적을 경청하고 예산안 처리 당시의 전후 과정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번 예산안 처리과정에서의 문제점은 한 두 사람의 책임이 아닌 국회의원 모두의 공동 책임"이라며 "지도부 인책론을 거론하는 것보다는 먼저 철저한 자기 반성을 문제해결의 출발점으로 삼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에 모두 인식을 같이 했다"고 설명했다.
또 "아직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지 않아서 공식적인 성명 발표는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폭력 국회가 재발되지 않도록 해결책을 마련하는 작업을 공동으로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본21이 내부적인 자기 반성을 강조하고 당 지도부 책임론을 제기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은 것은 민본21 소속 의원 대부분이 지난 8일 본회의에 참석해 예산안 강행처리 과정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예산안 강행처리 과정에서 민본21 의원들이 참여했다고 해서 개혁 성향이 무뎌졌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사실 우리도 100% 떳떳하지는 않기 때문에 우선 자기 반성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점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도 이날 민본21과의 오찬에서 당이 청와대의 지시를 받은 것이 아니라 예산안 처리과정에서 독자적인 판단을 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당의 공약예산이 누락된 부분에 대한 대책마련을 통해 차질 없이 예산이 집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