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 전북 전주 시내버스 392대 중 90여 대가 단 1곳의 충전소만 이용하면서 결행이 속출, 이와 관련된 민원이 잇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공공운수노조 전북버스지부는 11일 전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버스 사업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LNG충전소의 이익을 위해 버스 노동자들에게 불법 결행을 강요했다"고 밝혔다.

전북버스지부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4월까지 1년 이상 제일여객 시내버스 90여 대가 사주 가족 소유의 충전소만 이용해야 하면서 이로 인해 수천 건의 불법 결행이 이뤄졌다"며 "이를 강요할 때에도 버스 노동자들은 어쩔 수 없이 따라야만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이 기간 동안 결행과 관련된 민원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주시가 조사한 시내버스 민원처리 현황에 따르면 2015년 711건, 2016년 1693건, 2017년 2434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결행과 관련된 민원은 2015년 89건, 2016년 287건, 2017년 524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한 문제가 불거지자 전주시는 사측에 과태료 부과 등과 관련한 공문을 보냈고, 사측은 '지난 5일 오전 10시부터 모든 충전소에서 가스충전이 가능하다'며 근로자들에게 이같은 내용이 담긴 문자메세지를 돌렸다. 

전북버스지부는 또 "500억원 대의 허위 채권 설정과 배임·횡령으로 제 배는 불리면서도 버스 노동자들의 임금은 항시적으로 체불했다"며 "피땀 흘린 노동의 대가로 차곡차곡 쌓여있어야 할 퇴직급여충당금마저 온데간데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책임은 전주 시내버스에 대한 지도·감독 의무가 있는 전주시에 있다"면서 "전주시는 지금이라도 제일·성진여객 사주의 불법 의혹에 나서서 검찰에 고발해야 하며, 사주의 면허권 환수를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주시 관계자는 "버스 기사들이 하루에 2번 아침과 오후에 가스충전을 하면되는 데 아침에 일찍 나와야한다는 부담감과 이에 따른 근무 연장으로 인한 문제가 겹치면서 버스 결행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전주시는 지난달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인지하고 사측에 공문을 보내는 한편 5일간 전체조사를 벌여 지난달 20일부터 27일 사이 결행이 19차례 있었던 것을 확인했다.

시 관계자는 "결행 내역을 보면 결행을 한 근로자들이 같은 경우도 있어 이는 사측뿐만 아니라 근로자에게도 문제도 있다고 볼 수 있다"면서 "이번 달부터는 가스 충전소 정상화에 따라 결행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주지검은 지난 5일 500억 원대의 허위채권설정과 임금체불 의혹이 있는 제일·성진 여객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이고 확보한 서류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김민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