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에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으로부터 10만불을 받았다는 의혹 등에 대해 일부 인정했지만 삼성 다스 소송비 대납을 증명하는 청와대 문건은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검찰 관계자는  15일 기자들과 만나 "국정원 자금 부분 중에서 원 전 국정원으로부터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을 통해 받은 10만불 관련 부분 대해선 받은 사실 자체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10만 달러는 이 전 대통령의 측근이던 김희중 전 실장이 검찰 조사에서 자백한 내용으로 그는 국정원에서 받은 10만 달러를 미국 국빈 방문 전 김윤옥 여사 보좌진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 사실을 인정했지만 사용처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또한 이 전 대통령이 이 사실만 인정하고 다른 뇌물 의혹이나 다스 실소유주 의혹에 관련해서는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검찰이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을 증명하는 여러 청와대 보고문건을 들이밀자 "조작된 문건으로 생각한다"며 "그 사실을 알지 못했고, 에이킨검프가 무료로 소송을 도와주는 것 정도로 알고 있었다"는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은 문건 조작에 대해 특별한 근거를 대지 않았지만 보고받은 적 없었고 자신에게 전달되는 보고서에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검찰이 수사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재산관리인인 이병모 청계재단 이사장, 이영배 금강 대표, 김성우 다스 사장, 조카인 이동형 다스 부사장, 뇌물 공여자로 지목된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의 진술에 대해서는 자신들의 처벌을 경감받기 위해 허위진술이 아닌가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검찰은 이미 이 문건의 증거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문건 작성자인 김 전 기획관을 소환해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문건의 출처와 작성 배경 등을 확인했다.

 김 전 기획관은 전날 열린 본인의 뇌물 혐의 재판에서 직접 "지금 전직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라며 "사건 전모가 국민들에게 알려질 수 있도록 성실하고 정직하게 재판에 참여하겠다"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14일 오전 검찰에 출석해 검찰 조사를 받았다. 약 14시간 동안 신문을 받고 6시간 넘게 조서 열람을 한 뒤 15일 오전 6시25분쯤 귀가했다./이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