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시절 '최순실(62) 국정농단 사태'를 축소·은폐하고 직권을 남용했다는 혐의 등으로 기소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영훈 부장판사)는 22일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기소된 우 전 수석에 대해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지난 1월 29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막강한 민정수석 권한으로 부처 인사에 개입하고 개인 비위 의혹에 대응했다"며 "그러면서 정작 자신의 감찰 업무는 외면해 국가 기능을 상실시켰다"면서 우 전 수석에 징역 8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우 전 수석이 2016년 7월 자신의 비위를 조사하던 당시 이석수(55) 특별감찰관의 직무수행을 방해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또한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공정거래위원회에 CJ E&M을 무리하게 검찰에 고발하도록 요구해 공정위 업무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심각하게 저해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등의 재단 설립 관련 비위를 확인하고 조치를 취해야 했지만 오히려 안종범(59)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함께 이를 덮으려 하고 최씨로 인해 불거진 국정농단 혼란을 가중시키고 국정감사에 불출석 하는 등의 죄가 인정됐다.

 재판부는 "(우 전 수석이) 일말의 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와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고, 심지어 관련자들의 진술마저 왜곡했다"며 질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2016년 상반기 당시 문체부 국·과장 및 감사담당관 7명에 대한 좌천성 인사조치 강요, K스포츠클럽 관련 현장실태점검 부당지시, 국회 최순실 청문회 불출석 및 허위 증언에 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우 전 수석은  "청와대 관행에 따라 합법적인 방법으로 업무를 수행했다"며 "과거 내가 검사로 처리한 (일에 대한) 정치 보복이다"라고 주장했다. 

 우 전 수석 측 변호인은 "일반적인 업무 프로세스에 따라 직원들을 통해 확인한 내용을 대통령에게 보고했을 뿐"이라며 "비선실세로서 최순실을 전혀 알지도 못했다"라고 항변했다.

 한편, 우 전 수석은 지난 1월4일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국가정보원 동원 불법사찰 등의 혐의로 구속상태로 추가 기소됐다./이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