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패망 후 부흥운동이 일어났던 최후 거점 성으로 알려진 ‘부안 우금산성(전북도기념물 제20호)’에서 동문지(東門址)와 성벽구도 등이 확인됐다.

문화재청(청장 김종진)은 부안군청과 (재)전북문화재연구원이 조사하고 있는 부안 우금산성일대에서 동문지와 등성시설(계단), 동문지와 인접한 성벽구조 등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동문지는 변산 정상과 이어지는 경사면에 있으며, 출입구는 개방문(개거식) 형태다. 또 북쪽 측벽석의 현재 상태로 파악했을 때 두 차례 이상 고쳐쌓은 것으로 조사됐다.

1차 문지의 규모는 길이 3.5m·너비 3.9m이며, 2차 문지는 길이 7.1m·너비 3.3m로 파악됐다. 1차 문지의 북쪽 측벽과 성 외벽의 모서리, 2차 문지의 양쪽 측벽과 성 내·외벽 모서리는 직각을 이루고 있다.

2차 문지 통로 입구에선 문확석(문을 고정시키는 돌) 1매가, 윗면에는 지름 24㎝, 깊이 8㎝ 크기의 원형 홈이 있다. 

특이점은 2차 문지의 양쪽 측벽에 너비 32~50㎝·깊이 47~70㎝의 나무기둥(목주)홈이 여섯 군데 시설돼 있다. 목주홈 간의 거리는 1.8m로 일정하며, 양쪽 측벽석에 3개씩 대칭으로 배치됐다. 

(재)전북문화재연구원 관계자는 “더 이른 시기에 발견된 문지에서는 보통 땅을 파서 기둥홈을 마련하는데, 우금산성은 목주홈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발전된 양상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등성시설은 동문지의 내부 북쪽에서 발견됐으며, 길이는 4.2m·너비 6.4m로 길게 깬 돌을 이용하여 계단 형태로 쌓았다. 

이와 함께 유물로는 다량의 어골문(생선뼈무늬), 격자문(문살무늬)이 새겨진 기와, 청자와 분청사기 조각 등이 출토됐다.

전북문화재연구원은 “이번 조사는 우금산성의 문지 축조 방법과 성벽의 구조, 등성시설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복원·정비 사업에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해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