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실종신고를 받고 20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고준희(5)양이 살던 집 인근을 수색하던 경찰이 수사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지난 22일 전주덕진경찰서는 고양의 친부인 고모(36)씨와 양모 이모(35)씨, 고양의 양외할머니 김모(61)씨의 주택과 차량을 압수수색했다. 또한 고양의 가족들에게 고양을 방임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수색작업과 함께 수사를 병행하고 있다.

경찰은 압수한 컴퓨터와 하드디스크를 디지털 포렌식 기법을 사용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고씨의 컴퓨터에서는 조립식 장난감이나 생필품과 같은 물품을 검색하고 고양의 양육에 관련된 것은 나오지 않았다.

또한 실종 사건 이후 고양 실종사건에 대한 언론보도 내용을 찾아본 이력도 없었다. 계모 등 다른 가족들의 컴퓨터에도 양육과 관련된 결과는 없었다.

압수수색 조사과정에서 고양이 당초 실종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난달 18일보다 4일 빠른 14일에 가족 모두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고양이 강력범죄에 노출됐을 가능성을 보고 고양의 가족들을 상대로 법최면과 거짓말탐지기를 하려 했으나 가족들이 이를 거절했다.

석연치 않은 점은 이 뿐만이 아니다. 사실상 신뢰할 수 있는 근거가 있는 행적은 3월 19일 전주의 모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기록과 고양이 어린이집을 끊기 전인 3월 30일 어린이집을 등교한 것이 마지막이다.

또한 8월 31일 고양의 양외할머니 김씨가 인후동에서 우아동으로 이사할 때 당시 이삿짐을 옮긴 직원들에게 고양을 목격하지 못했고 이웃들의 목격담에 신뢰할 수 있는 근거가 없어 당초 지난달 18일로 봤던 실종 시점을 특정하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 26일 브리핑을 통해 "그동안 단순 실종 사건으로 접근해왔지만 가족이나 외부 강력 범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