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등 미성년자를 납치,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 최대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게 된다. 보이스피싱 등 조직적 사기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피해액에 따라 최고 11년 이상의 징역형을 살게 된다.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던 유해식품사범에게도 원칙적으로 실형이 선고된다. 병역비리나 보험사기 범죄 등에서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허위진단서 작성' 등 사문서범죄도 최대 징역 2년6월의 실형이 선고된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위원장 이규홍)는 21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절도 ▲사기 ▲식품·보건범죄 ▲약취·유인 ▲공문서 위조 ▲사문서 위조 ▲마약 ▲공무집행방해 등 8개 범죄군의 양형기준안을 의결했다. 새 양형기준은 7월1일 기소자부터 적용된다.

 절도범죄는 ▲일반재산 절도 ▲특별재산 절도 ▲상습·누범절도로 유형을 나눠 양형기준을 정했다. 특히 대인, 침입절도의 경우 방치물을 훔친 경우 등에 비해 기본 형량이 최대 2배 이상 높다. 문화재, 송유관 내 기름 절도 등 특별재산에 대한 절도는 최대 징역 6년형이 선고된다. 

 보이스피싱, 사기도박, 보험사기, 토지사기, 국가보조금사기 등 조직적 사기의 기본 형량은 징역 1년6월∼3년으로, 일반사기(징역 6월∼1년6월)보다 높다. 특히 피해액이 300억원 이상일 경우 최대 징역 11년 이상의 중형이 선고된다.

 식품·보건범죄에도 원칙적으로 실형이 선고된다. 특히 광우병, 조류인플루엔자에 걸린 동물을 사용해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을 제조·가공 또는 조리하다 적발되면 기본적으로 2년∼4년6월의 실형이, 식품 등을 섭취, 이용하고 사망한 경우 최대 10년형이 선고된다.

 무면허 의료행위도 ▲단순 무면허 의료행위 ▲영업적 무면허 의료행위 ▲사망의 결과가 발생한 경우로 나눠 권고형량이 정해졌다. 이중 무면허 의료행위로 시술 대상이 사망한 경우 최대 8년간 옥살이를 하게 된다.

 약취·유인범죄 양형기준은 미성년자를 상대로한 범행을 중심으로, 법행수법과 결과 등을 기준으로 유형을 나눴다. 단순 약취유인범죄만 저질러도 최대 징역 4년, 돈을 요구하거나 챙긴 경우 최대 15년,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 최대 무기징역이 선고된다.

 사문서범죄는 ▲위조·변조 ▲허위진단서 등 작성으로 유형을 나눠 권고형량을 정했다. 사문서 위변조 사범은 최대 징역 3년, 허위진단서 등 작성 사범은 최대 징역 2년6월이 선고된다. 공문서 위·변조 범죄는 영업적 또는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경우 최대 2년6월의 징역형을 살게 된다.

 마약범죄의 경우 일단 상습적으로 수출입한 범죄자의 기본 권고 형량은 징역 7년∼11년이다. 5000만원 이상의 마약을 대량으로 유통시킨 범죄자는 죄질이 나쁠 경우 징역 10∼14년을 선고하도록 했다. 다만 범죄 정보를 제공하는 등 수사에 적극 협조한 경우 형량을 줄여줄 수 있도록 했다.

 공무집행방사범은 최대 징역 4년, 위계공무집행방해는 최대 3년, 공용물무효는 최대 3년, 공용물파괴는 최대 5년,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은 최대 6년, 치사는 최대 10년을 선고하도록 했다. 사기는 ▲일반사기 ▲조직적 사기로 나뉜다.
 
 한편 양형위원회는 유기징역 상한을 50년으로 높인 개정형법에 맞춰 살인범죄에 대한 권고 형량도 상향했다. 기존 살인죄는 ▲동기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을 때 ▲일반적 동기 ▲동기에 특별한 비난 사유가 있을 때 등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눠 양형기준을 수립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강도 강간 약취·유인 등이 동반된 중대 범죄 결합 살인 ▲'묻지마 살인' 등 극단적 인명 경시 살인 등 두 가지 유형을 추가했다. 이에 따라 살해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묻지마 살인'을 저지르면 기본적으로 22∼27년의 징역형이 선고된다.

 성폭행, 강도, 미성년자 약취·유인, 인질살해 등 다른 범죄와 결합해 살인을 저지른 경우 기본적으로 징역 17∼22년,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어 감형해 준다고 하더라도 최저 징역 14년, 가중처벌이 필요할 경우에는 징역 20년 이상 또는 무기징역형을 선고하도록 했다.

 살인범죄 양형기준은, 절도 등 8개 범죄군과는 달리 즉각 시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