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세계소리축제에는 ‘소리’는 ~이러이러 해야 한다‘는 틀이 없다.
축제는 매년 새로운 시도와 실험으로 소리의 경계를 허물며, 판소리를 비롯해 우리음악의 스펙트럼을 확장해 오고 있다.

오는 20~24일 닷새간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오송제편백나무숲 등지에서 화려하게 펼쳐지는 2017전주세계소리축제. 올해는 ‘때깔 나는 소리(Color of Sori)’를 주제로, 전통을 최대한 현대적이고 지속가능한 문화예술로 승화시켜서 대중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아우른다는 방침이다.

축제는 공연과 현대적 미디어와의 접목, 지역의 젊은 아티스트들을 위한 다채로운 무대, 국내외 음악 장르를 넘나드는 컬래버레이션 등 170여회의 공연을 각기 다른 장르의 시각으로소리를 풀어낸다.

2017전주세계소리축제의 막을 여는 개막공연은 소리꾼 박애리·정보권·박현정을 비롯해 가수 변진섭·한영애, 그리스·중국·몽골 음악가들을 중심으로 13세기 마르코폴로의 모험을 동서양음악의 조우로 표현하고 있는 ‘엔 호르데스’, 무용가 최선·장인숙 등 국내외 다채로운 아티스트들이 대거 출연해 우리전통음악의 화려한 변신을 꾀한다. 이번 개막공연은 전주 KBS 생방송을 통해서도 만날 수 있다.

‘판소리다섯바탕’은 도내 미술작가들의 작품 등을 대형 스크린으로 옮겨 판소리 사설과의 접목을 시도함으로써 판소리 감상법에 대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운 서비스로 첫 선을 보이는 일명 ‘판소리 VR’은 판소리 공연이 낯선 관객들을 위한 무대. VR시스템을 이용해 현장에서 판소리 공연을 보는듯한 실감나는 영상체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지역 아티스트와 문화예술 인프라의 결합도 눈에 띄는 점이다. 도올 김용옥 대본·원작, 박범훈 작곡, 류기형 연출, 왕기석 명창 등 별들이 참여한 대형 창무극 ‘천명’이 놀이마당 무대에 오른다.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한 뼘 자라게 할 미디어체험전시 ‘꿍짝꿍짝 알록달록 그래, 나는 미술이다’는 미디어와 현대미술의 접목을 시도한 다채로운 작품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장에 풀어놓는다.

축제는 라인업의 면면도 화려하다. 젊은 감각으로 무장한 폐막공연 ‘골든 마우스 쇼’는 허클베리피, 춘자, 소찬휘, 히든싱어, 옥동자와 비트파이터가 출연해 랩, 힙합, 비트박스 등 젊은 세대들을 위한 다채로운 장르로 소리의 매력을 안겨줄 예정이다.

이 외에도 ‘광대의 노래, 고집(鼓集)’은 북의 새로운 발견에 나선다. 북 고수들이 펼치는 신기에 가까운 연주를 다양하게 선보인다. ‘더블빌’ 프로그램은 국경을 넘어선 음악의 공통점 혹은 다양한 문화적 차이 등을 비교 감상할 수 무대다.

이와 함께 세계적인 전위예술가 홍신자의 ’아리아리 아라리요‘도 마니아 관객들에게는 좋은 선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그리스·몽골·이란·이탈리아 음악인들로 구성된 ‘마르코폴로의 음악여행’은 13세기 동서양을 넘나들며 기나긴 항해에 나섰던 마르코폴로의 행적을 관찰하며, 동서양의 음악이 조우하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담아 낼 예정이다.
/정해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