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강압수사에 의해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의 진범으로 몰려 억울한 옥살이를 한 최모(33,남)씨가 형사보상금으로 받은 8억 3000여만원 중 10%를 기부하기로 했다.

이 사건의 재심을 맡아 무죄를 만들어 낸 박준영 변호사는 "최씨가 형사보상금 가운데 10%를 사법피해자 조력 단체와 진범을 잡는 데 도움을 준 황상만 전 군산경찰서 형사반장에게 기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앞서 광주고법 제 1형사부는 지난달 24일 살인사건 재심에 무죄를 선고받은 최시에게 형사보상금액 8억 3000만원을 결정한 바 있다.

박 변호사는 "황 반장의 열정적인 도움으로 최씨에 대한 무죄를 빨리 이끌어낼 수 있었다"라며 "이번 기부를 통해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피해자들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형사보상법은 구속 재판을 받다가 무죄가 확정된 경우 구금일수만큼 보상받을 수 있는 제도다.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무죄 판결이 확정된 해의 최저임금법에 따른 최저임금을 적용해 구금일수만큼 형사보상금을 지급한다. 동법 시행령은 보상의 한도를 최저임금액의 5배로 규정하고 있다.

당시 15세이던 최씨는 지난 2000년 8월 10일 오전2시7분께 익산 약촌오거리에서 당시 42세던 유모씨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의 경찰조사에 의하면 최씨가 무면허로 오토바이를 몰던 도중 유씨와 시비가 붙었으며 유씨의 욕설에 분개해 유씨를 수 회 찔러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에서 징역 15년을 받은 최씨는 항소해 2심에서 징역 10년형을 선고 받고 지난 2010년 만기출소 했다.

하지만 최씨가 확정판결을 받은 이후에도 사건과 관련, 당시 상황과 맞지 않는 새로운 진술이 경찰에 입수되는 등 의혹은 계속됐다. 

  

이후 최씨는 "경찰의 폭행과 강압에 못 이겨 허위자백을 했다"며 2013년 재심을 청구했고, 지난해 11월 광주고법 제1형사부는 "검찰이 확보한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충분하지 않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전주지검 군산지청은 무죄가 선고된 지 불과 4시간 만에 진범 김모(36)씨를 체포, 법정에 세웠다.

  

  김씨는 지난 5월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으며, 현재 "나는 살인을 하지 않았다"라며 항소한 상태다.

/김민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