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전통시장에서 잇따라 대형화재가 발생하면서 영세상인을 보호하기 위해 화재보험을 국가가 일부 지원하는 정책성보험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쏠리고 있다. 

  대부분의 전통시장은 20년 이상 노후된 건물이 빽빽하게 밀집된 경우가 많아 화재가 순식간에 넓은 지역으로 확산될 수 있다. 

  방재시설이 부족한데다 늘어선 좌판 때문에 소방인력도 접근하기 어려운 구조다 보니 불이 났다 하면 대형화재로 이어지기 쉽다.

  24일 전주시가 발표한 '전주시 전통시장 및 상점가 조사 결과'에 따르면 1,735개(전통시장 961개, 상점가 774개)의 조사 업체 중 37.3%가 화재보험(공제)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개의 전통시장은 25.9%에 불과했고, 중앙시장은 88.6%가 미가입으로 조사됐다. 

  화재보험에 미가입한 62.7% 중 필요 못 느낌이 43.0%로 가장 많았고, 비용부담(40.0%), 보험사 인수거절(13.2%) 순으로 나타났다.

  전통시장의 화재보험 가입률이 낮은 이유는 월소득 200만원도 안되는 영세 상인들이 월평균 8만3000원대의 보험료를 내는 데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보험사들도 전통시장 화재보험은 대형화재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 심사를 깐깐히 하면서 인수를 거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가입률은 낮은데 피해자의 대부분은 영세상인으로 소득수준이 낮다 보니 화재가 발생하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피해복구를 위해 수십억원의 지원금을 투입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전통시장 화재에 대비하기 위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국회를 중심으로 전통시장 화재보험을 정책성보험으로 전환하고 임의보험 형태로 가입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논의가 힘을 얻고 있다. 

  또한 정책성보험 도입 논의가 속도를 내면서 무등록시장의 보상 여부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전통시장은 합법적인 등록.인정시장과 무등록시장으로 구분되는데 화재보험으로는 등록.인정시장만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시장 상인 중에서도 가장 영세한 무등록시장의 좌판이나 노점상 등은 보상을 받지 못한다.

  정치권에서는 화재보험이 정책성보험으로 전환되면 위험에 가장 크게 노출된 무등록시장 상인들도 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보험업계에서는 무등록시장을 합법화해 관리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안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