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16%대 인상을 앞두고 건설현장이 '원가비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문건설업체들이 고용하는 단순 노무직의 상당수가 최저임금 적용을 받는 외국인 근로자여서 인건비 급등이 불보듯 뻔해서다.

  한국고용정보원 외국인고용관리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일반 외국인 취업비자인 E-9비자 취득자 중 건설업에 할당된 '도입 쿼터'는 2400명이다. 

  지난해에는 2500명, 2015년에는 2300명, 2014년에는 2350명의 E-9비자 외국인력이 건설현장에 투입됐다. 

  건설업 도입 쿼터는 전체 E-9비자 취득자의 5〜10% 선이다. 제조업에 대부분의 쿼터가 할당되고 농축산업, 건설업, 어업, 서비스업 순으로 할당 규모가 크다.

  건설현장 내 외국인 근로자들이 취득한 비자는 크게 세 가지다. 

  해외 전문가 양성을 위한 F-4비자와 조선족 등 방문취업 동포 대상인 H-2비자, 일반 외국인인 E-9비자 등이다. F-4와 H-2비자 취득 외국인력의 임금은 대한건설협회가 매년 발표하는 직종별 시중노임단가에 따라 책정된다. 

  다만 언어 문제로 인해 국내 근로자들보다는 적어 간접적으로 최저임금의 영향권에 있다. 단순 노무를 위해 현장에 투입된 E-9비자 근로자들에게는 최저임금이 적용된다.

  E-9비자를 발급받은 외국인은 3년간 국내에 체류하며 건설현장에서 '보통인부'로 일할 수 있다. 

  비자를 연장하면 최대 4년10개월까지 체류가 가능하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할 때 올해 현재 건설현장 내 E-9비자 취득자는 1만20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최저임금위원회는 2018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을 7530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6470원)보다 16.4% 오른 수준이다. 역대 최고 인상률이다. 

  이 때문에 E-9비자 취득 외국인을 고용하는 건설현장은 인건비 상승의 직격탄을 맞게 됐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방 오지의 건설현장에서는 내국인 근로자 고용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 E-9비자 외국인 고용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보고 있다"면서 "인력 수급의 어려움 탓도 있지만 내국인은 물론, 다른 외국인 근로자들보다 인건비가 저렴한 것이 근본적 이유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보통인부의 시중노임단가는 10만2628원이다. 시간당 단가는 약 1만2820원이다. 현재 시간당 최저임금은 6470원으로 시중노임단가와 2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안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