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살해하고 교통사고 화재로 위장하려 했던 50대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형사1부(이기선 부장판사)는 20일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최모(56)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최씨는 올해 1월 4일 오전 5시 53분께 전북 군산시 개정면의 한 교차로 인근에서 주자된 차 안에서 아내 고모(53)씨를 목 졸라 살해했다. 이 후 교통사고로 위장해 차량결함으로 단순 화재사고로 위장하기 위해 살해한 아내가 실린 차를 불태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A씨는 사건 당일 아내와 함께 새벽 예배를 보고, 범행 후 택시를 두 번이나 갈아타는 등 치밀함을 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당초 고씨가 교통사고를 낸 것으로 판단했으나 차량이 농수로에 빠졌는데 앞범퍼가 거의 파손돼지 않는 등 차량의 파손정도가 경미했다. 또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식결과 차량의 엔진과 같은 차체가 아닌 차량 내부에서 불이 시작됐다는 감식결과가 발표되고, 부검결과 고씨가 교통사고 전에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소견이 나왔다.

 이에 경찰은 남편 최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경기도 남양주의 한 성인 PC방에서 도박게임을 하던 최씨를 검거했다.

 이 후 경찰조사 과정에서 당초 최씨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뒤늦게 살해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차에 불을 지른 혐의는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살인 혐의에 대해 자백하고 있고, 현재 암투병으로 건강이 좋지 못한 점, 교화가능성이 없다고 보이지는 않는 점은 인정된다"면서 "17년 동안 고락을 같이 한 부인을 살해하고 불을 질러 사고로 위장하려한 피고인의 범행은 도덕적·법적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판시했다.

 또한 "고통을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할 자녀들에게 용서받지 못한 점, 강도상해죄로 실형을 선고받은 적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이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