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참사와 관련한 대책을 논의하기위해 14일 국회에서 4개 상임위원회가 개최된 가운데 지식경제위원회는 국내 원자력발전소의 안전문제와 이번 사태가 국내 산업계에 미칠 여파에 대해 정부의 철저한 점검을 촉구했다.

 이날 지경위 전체회의에서는 먼저 이번 지진으로 인한 일본의 원전 폭발과 관련한 국내 원전의 안전성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한나라당 정태근 의원은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평균 20년 단위로 큰 지진이 생긴다"며 "고대문헌부터 찾아서 지진도를 정확하게 그려봐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 원전의 비상냉각시스템과 관련해서도 "정상적으로 대체시스템이 돌아가지 않는 일이 생기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며 "막상 상황이 봤을 때 제대로 대처하는 훈련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같은 당 이종혁 의원도 "울진 월성 원전 부근에 활성단층이 지난다고 돼있지 않느냐"고 물으면서 "자연재앙이라는 것은 예측불가능하다. 일본이 지진이 많이 발생하는 나라이고 모든 대책을 강구했음에도 엄청난 자연재해 앞에는 무용지물이라는 것을 교훈으로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권 의원도 "예상 못한 일은 언젠가 반드시 일어난다는 것이 진리"라며 "우리나라 역사적으로 진도 7 정도의 지진이 있었는데, 안 일어난다는 확신이 있느냐"고 따졌다.

 민주당 조경태 의원은 우리나라 원전의 취수구 높이와 관련해 "쓰나미 대비할 수 있는 방벽이 필요하다"며 "진도 7정도의 쓰나미가 오면 해발 10m 정도는 우습게 넘는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지진에 대해 가장 자신 있는 일본도 이런 상황인데 우리는 더 자신이 없기 때문에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같은 당 노영민 의원도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전 등이 모두 냉각수 공급에 이상이 생겨 사고가 발생한 것 아니냐"면서 "안전기준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지 않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김영환 지경위원장도 "원전이 무조건 안전하다고 우기고 무조건 필요하다고 하는 생각을 버려야 대책을 강구할 수 있다"며 "기술이 진화하고는 있지만 완전한 기술이 아니고 핵 재처리문제에 뚜렷한 대안을 갖고 있지는 못하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이 우리 원전의 우수성 등에 대해 말했지만, 우리는 핵주기를 완성하지 못하지 않았느냐"며 "이런 문제에 대해서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안현호 지식경제부 제1차관은 "국민들의 안전성 우려가 당연히 걱정할 부분이긴 하다"면서도, "안전성 부분에는 정부의 모든 것을 걸고 안전하게 해나가면서, 기후변화 협약 등 세계적인 추세 흐름이 있기 때문에 원전 건설은 당초 계획대로 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이번 지진사태가 우리 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들이 나왔다.

 민주당 김진표 의원은 "지경부의 보고를 보면 일본 지진으로 인한 피해를 너무 과소평가하는 것 같다"며 "부품 소재가 수입되지 않으면 생산차질 빚을 수 있는데, 대책이 무엇이냐"고 질의했다.

 한나라당 최연희 의원도 "영향이 미미하다고 하는 편한 생각, 그 자체가 우려스런 것 아니냐"며 "당장 그 영향이 미미하지만 일본이 복구할 때까지 시간 얼마나 걸리겠나. 재고가 1∼3달 정도랬는데, 이 기간이 넘어가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추궁했다.

 같은 당 홍일표 의원은 "고베대지진 때 1400억달러에 이르는 복구비용으로 인해 해외의 자금이 일본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우리나라 외환위기 등의 원인이 됐다는 것을 알고 있느냐"며 "엔화자금 흐름에 대한 부분도 면밀하게 관측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또 "정부의 상황파악 인식이 안일한 것 같다"며 "산업 전체로 보면 별 것 아닐 수 있지만, 개인 자체의 존폐가 걸려있는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대기업은 놔두고 중소기업의 피해를 더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현황을 파악해야 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안 차관은 이날 회의에서 국내 산업계에 미칠 여파에 대해 "큰 걱정 안해도 되는 수준이라고 본다"며 "전반적으로 기업들이 1∼3개월 정도 재고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동북부지역이 우리나라에서는 포항·울산 정도로 철강 등의 산업이 위치하고 있다"면서 "중요한 것은 전자산업이 있는 남부지역인데 그런 지역은 (지진 영향을) 피해가고 있다"고 밝혔다.

 안 차관은 또 "부품수급에 대해 파악하고 있는 정도는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어떤 상황인가만 파악하고 있다"며 "실제 중소기업 피해가 어느 정도 될지는 파악해봐야 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