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공약에 전국 균형발전과 지역 인프라 사업이 대거 담기면서 이를 계기로 지자체들이 내년 예산 확보를 위한 '총성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22일 정부 및 관계기관 등에 따르면 지자체마다 내년도 예산안 편성에 나선 가운데 올해 대비 대폭 증가한 국고 확보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재정통합공개 시스템(지방재정365)에 따르면 올해 지자체 전체 예산은 283조761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6.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자체 조달하는 지방세 수입은 전체의 4분의1 정도인 약 72조1838억원 규모다. 나머지는 대부분 국고나 지방교부세 등으로 구성된다.

  최근 지방 재정자립도가 개선되고는 있다지만 현안과 숙원사업 해소를 위한 국고 의존도는 여전히 절대적인 상황이다. 때문에 국고 확보를 위한 지자체 간 경쟁과 중앙정부 및 국회와의 '줄다리기'는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올해는 유난히 치열한 양상이다. 

  9년 만의 정권교체와 더불어 조기 대선이라는 특수한 상황까지 겹쳐 새 정부가 출범했기 때문이다. 과거 새 정부는 12월 대선을 거쳐 이듬해 2월 말 출범했다. 이미 새해 예산이 확정된 후라 대통령의 후보시절 공약이 즉각 당해 연도 예산에 반영되긴 어려운 구조였다. 

  그러나 올해는 내년도 예산안 편성 시점에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공약이 곧바로 내년도 예산에 반영될 수 있는 구도가 만들어졌다.

  때문에 지자체들은 저마다 공약사업을 앞세워 증액 편성에 나섰고 이를 위한 국고 확보에도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이미 내년도 지자체 예산은 300조원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 되는 가운데, 편성안을 기준으로는 350조원도 상회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는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현안과 숙원사업 예산까지 포함돼 있어 지자체 간 경쟁은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특히 각 부처 예산 편성 마감이 당초 26일에서 31일로 연장된 만큼 각 지자체들의 예산 반영을 위한 '총성없는 전쟁'이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장미대선을 치르고 지방선거를 앞둔 지자체로서는 국고지원 확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호기를 맞은 모양새"라며 "특히 상당수가 SOC 공약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어 건설투자 위축을 우려했던 업계도 기대감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도에서도 송하진 지사 및 부지사들이 정부세종청사를 방문해 각 부처 예산담당자들과 대선 공약사업 반영을 위해 연일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안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