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법정 최고금리 인하 조치를 놓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현재 연 27.9%인 대부업 법정 최고금리를 임기 중에 단계적으로 20%까지 낮추겠다고 공헌한 상태다. 

이 공약이 현실화할 경우 서민가계의 고금리 부담을 다소 경감시켜줄 것으로 기대되지만, 동시에 대출금리 상한을 낮춰야 하는 대부업체들이 대출심사를 강화하면서 급전이 필요한 취약계층이 법정 이자율이 무시되는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 정부의 대표적인 서민금융 공약은 법정 최고금리 인하다. 

우선 1단계 조치로 올해 안에 대부업법상 최고금리를 이자제한법에 따른 이자율인 연 25%로 통일시키고, 이후 단계적으로 20%까지 낮추는 방안이 그것이다. 

대부업 최고금리는 대부업법 제정 시기인 2002년 연 66%를 시작으로 2007년 10월에 49%로 떨어진 이후 2010년 7월 44%, 2011년 6월 39%로 하락한데 이어 2014년 4월 34.9%에서 지난해 3월 27.9%로 하향 조정됐다. 

1년 여만에 최고금리가 7%포인트 떨어진 상황에서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또다시 비슷한 수준으로 낮아지게 되는 셈이다. 

그동안 대부업계는 법정 최고금리 인하 조치로 인해 대출 부실화 가능성이 높은 저신용.저소득자 등 취약계층을 흡수하지 못하게 되고, 이는 결국 대부업체의 수익성 악화와 서민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실제로 최고금리가 떨어지면서 대부업계에 신용도가 낮은 저신용자 대출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지난해 말 기준 신용대출을 취급하는 69개 대부업체 이용자 중 신용등급이 4〜6등급인 대출자는 총 35만3423명으로 1년 전에 비해 1만6712명(5.0%) 늘었다. 반면 7〜10등급인 저신용자와 신용등급이 아예 없는 사람은 81만4958명으로 6만1867명(7.1%) 줄었다.

저축은행업계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법정 최고금리가 연 20%까지 떨어질 경우 원가 구조가 취약한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재무건전성이 악화돼 경영난이 심화될 수 있고, 저신용자에 대한 업계 전반의 대출문턱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회사 입장에서 손익분기점을 맞추려면 대출심사를 더 깐깐하게 해 대손율을 낮추는 방법 밖에 없다"며 "현재도 신용등급 9~10등급의 경우 사실상 대출이 어려운 상황인데, 앞으로 최고금리가 또 인하되면 8등급만 되도 대출이 불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