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실시한 제19대 대통령 선거 출구조사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당의 주요 지지기반인 호남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크게 밀리는 결과가 나오자 크게 당황하고 있다.

  이날 오후 8시 대선이 끝난 직후 지상파방송 3사가 발표한 출구조사에 따르면 전북지역의 경우 문 후보가 65.0%, 안 후보가 23.3%를 각각 기록했다.

  이날 대선에서 안 후보의 득표율이 문 후보의 절반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 것이다.

  안 후보 측은 애초 호남에서만은 안풍이 뒷심을 발휘할 것이라 기대했다.

  당내 현역의원 대부분이 호남일 정도로 주요 지지기반인 데다가, 대선 기간 동안 호남의 밑바닥 민심이 안 후보에게 우호적이라는 자체 분석 탓이다.

  또한 안 후보가 대통령 선거에서 국회의원 사퇴라는 초강수를 두면서 자신의 정치인생 모든것을 걸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에서 호남지역에서 문 후보에게 뒤지는 결과가 나올 때에도 박지원 당대표 등은 지난 4일부터 진행된 '뚜벅이 유세' 이후 호남에서 뒤집힌 민심이 읽힌다며 막상 뚜껑을 열면 문 후보를 제치고 승리를 거머쥘 것이라 자신했다.

  대선을 위해 목소리까지 바꾼 안 후보이지만, 9일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 3위에 머물 것으로 예측됐다. 

  이로 인해 국민의당은 존폐 기로에 섰다. 

  개표결과 안 후보가 호남에서조차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1위를 내주는 것으로 나온다면 당의 존재 이유가 무너진다. 

  지난해 4월 총선에서 호남 약진으로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성공한 국민의당은 불과 1년여 만에 제3당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 소지역주의로는 더 이상을 당을 유지할 명분도 실익도 없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국민의당과 민주당의 합종연횡 이야기도 들린다. 민주당이 통합 내각을 추진하며 국민의당 개별 의원들 영입에 나설 수도 있다. 이 경우에도 국민의당은 안철수를 지워야 생존 발판이 마련된다. 

  어떤 경우든 안 후보의 입지는 급격히 소실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안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