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대출 관리에 고삐를 죄고 있다. 

  불투명한 실적 전망으로 중소기업의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되는 데다 취약업종에 속한 부실 대기업의 구조조정 여파로 경영난에 빠져드는 협력업체들이 늘고 있는 탓이다. 

  은행권은 물론 제2금융권에서도 부실 징후가 있는 중소기업대출에 대한 회피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정상기업의 여신심사도 한층 깐깐해지면서 중소기업들의 돈 구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형국이다.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은 올해 중소기업 신규 대출 목표치를 11조6000억원으로 설정했다. 이는 지난해 중기대출 증가액인 16조1000억원에 비해 28% 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시중은행들이 올해 중소기업대출 증가액 목표치를 낮춘 것은 금융당국의 거듭되는 대출확대 자제 요구 등의 영향이 크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에 국내 시중금리가 빠르게 오르는 상황에서 가파른 기업부채 증가 속도가 지속될 경우 상환 능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부실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은행들의 중소기업대출 리스크 관리가 강화되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대출금리 차이는 눈에 띄게 확대됐다.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자료를 보면 지난해 예금은행의 중소기업(자영업자 포함) 대출금리 평균은 연 3.69%로 대기업 대출금리(3.14%)보다 0.55% 포인트 높았다. 이는 0.63%포인트 벌어졌던 2007년 이후 9년 만에 가장 큰 격차다. 

  대기업 대출금리가 2015년 3.40%에서 지난해 3.14%로 0.26%포인트 떨어진 반면, 중소기업은 3.87%에서 3.69%로 0.18%포인트 내리는 데 그쳤다. 

  /안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