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민 모두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만을 안겨주고 있는 시내버스파업(92일째) 해결을 위해 행정대집행이 진행됐지만 큰 충돌 없이 마무리 됐다.

9일 오전 10시 전주시 덕진구청은 직원과 집행관 등 2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호남과 신성, 전일, 전북 등 시내버스 회사 4곳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벌여 천막과 초소 등 시내버스파업과 관련된 시설물 일체를 들어냈다.

이번 행정대집행은 4개 버스회사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고 전북경찰청은 노조와의 충돌을 우려해 경력 32개(2천500여명) 중대를 배치했다. 다만 호남고속의 집행 과정에서 사내 집회를 벌인 민주노총 노조원들과 집회를 불법으로 규정한 경찰 사이에 일부 경미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후 사측은 녹슬었던 버스 타이어에 서둘러 공기를 주입하거나 타이어를 교체해 전일 38대, 신성 22대 등의 버스를 출차 시켰으며, 호남고속에선 망가진 버스들에 대한 점검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이날 경찰은 경고방송 후 노조원들을 회사 밖으로 끌어냈고, 일부 노조원들은 회사 밖에서 임시 집회를 연 뒤 오후 12시30분께 자진 해산했으며, 덕진구청은 버스회사 4곳에서 천막 16동과 초소 2동 등 시설물 18개동을 철거했다.

앞서 전주지법 제1민사부는 전주시내 4개 버스회사가 전국운수산업노동조합 등을 상대로 낸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신청을 대부분 받아들여 “노조는 부동산과 부동산 안의 시설을 점거하거나 정류장의 출입, 주차, 운행 등 일체의 행위를 방해하는 행동을 금지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버스노조는 이날 오후 2시 전주시청 앞 노송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오늘 전북경찰과 전주시청의 명분 없고 폭력적인 침탈을 우리는 분명히 기억함과 동시에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도록 끝까지 투쟁해나가겠다”며 “전북경찰청과 전주시청이 누구를 향해 칼끝을 겨누고 있는지 확연히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대집행은 출차와 투쟁현장의 유린에 대한 버스노동자들의 대응을 문제 삼아 폭력성을 부각시키고 시민들의 분노가 향하도록 여론을 호도하기 위함”이라면서 “더불어 투쟁현장을 유린하면서 조합원들로 하여금 패배주의와 좌절감을 느껴 투쟁과 조조를 약화시키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조세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