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 줄포만 해안체험 탐방도로 개설 공사와 관련, 특정 업체에 일괄 하도급을 강요한 혐의로 기소된 군청 비서실장 김모(55)씨가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장찬)는 14일 공갈미수 혐의로 기소된 비서실장 김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1년2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또 1심과 같이 건설업체 대표 채모(50)씨에게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군청 건설교통과장 박모(56)씨 등 공무원 2명에게는 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벌금 70만원,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뇌물을 받은 한국도로공사 전북본부 전 본부장 김모(56)씨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벌금 4500만원과 추징금 2100여만원을 선고받았다. 

공무원들과 채씨는 지난 2015년 6월부터 두달 간 부안군이 발주한 113억원 상당의 줄포만 해안탐방도로 공사를 수주한 익산의 B업체 대표에게 "A건설업체에 일괄 하도급하지 않으면 공사를 못하게 하겠다"고 겁을 준 혐의로 기소됐다.

이 과정에서 채씨는 2015년 8월25일 일괄하도급을 거절한다는 이유로 B업체 대표를 폭행하고, 2011년 7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건설업체 자금 5억8000여만원으로 자신과 아내 이름으로 부동산을 사들인 혐의(업무상횡령)를 받고 있다.

그는 또 2013년 3월부터 2014년 8월까지 한국도로공사 전북본부 전 본부장 김씨에게 공사 편의를 제공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회사의 법인카드를 제공, 김씨로 하여금 모두 167차례에 걸쳐 2100여만원을 사용하게 한 혐의(뇌물공여)도 받고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특정 업체에 공사를 하도급 주도록 협박하는 등 그 죄질이 좋지 않다"며 "여러 증거 등을 종합하면 원심의 양형이 지나치게 가볍거나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100억원이 넘는 관급공사를 수주한 한 건설업체 대표가 "부안군 공무원 등으로부터 특정 업체에 하도급을 몰아주라는 강요를 받았다"고 폭로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김민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