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원조를 받아왔던 우리나라 쌀이 사상 처음으로 해외 식량 원조용으로 방출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아세안+3 비상 쌀 비축제(APTERR)위원회가 우리나라의 금년도 애프터를 통한 쌀 750톤 원조를 지난 11일 최종 승인했다"고 밝혔다.

  애프터는 한중일 및 아세안 10개국이 역내 식량위기 등 비상시 공동 대응을 위해 2013년 3월 설립한 쌀 국제공공비축제도로 우리나라는 그해 7월 애프터협정 국회비준을 완료하고 회원국으로 활동하고 있다.

  애프터는 태풍, 가뭄 등 비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 회원국 간 협정가입 시 약정한 쌀 물량을 기준으로 원조성 교역을 촉진시키는 역할뿐만 아니라, 쌀 무상원조도 맡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지난해 10월 애프터 사무국에 올해 무상원조사업에 공여국으로 참여를 희망했다. 

  그간 애프터 관련 규정에 따른 절차를 거쳐 수원국은 미얀마 및 캄보디아, 지원물량은 각각 500톤 및 250톤으로 최종 확정된 것이다.

  전북 농관원 관계자는 "이번 원조는 비록 소규모로 이뤄지기는 하지만, 농산물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쌀을 원조해 주는 나라로 바뀐 첫 사례일 뿐만 아니라 정부가 비축하고 있는 쌀이 사상 처음으로 해외 원조용으로 방출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높다"고 말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동남아 지역에 우기가 도래하기 전 원조 절차 마무리를 위해 5월중 수원국 항구지 도착을 목표로, 가공?포장 및 선적 등 필요한 세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공여물량은 수원국 현지에 1년간 보관되며 이 기간 중 비상상황 발생 시 이재민에 재해구호용으로 방출되거나, 1년 후 빈곤퇴치용으로 지원될 예정이다.

  또한 애프터 회원국은 기상재해 등 식량불안상황 시 쌀 79만톤의 지원을 약정하고 있어 우리나라 쌀 원조 물량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애프터를 통한 쌀의 유무상 원조에 매년 적극적으로 참여해 나감으로써 동아시아 식량안보 협력 강화 및 우리나라 국격 제고에 기여해 나가기로 했다.

  농관원 관계자는 "앞으로 식량원조협약(FAC)과 함께 애프터(APTERR)를 통한 쌀 현물원조 체계를 확립해 국내적으로 구조적인 공급과잉을 겪고 있는 쌀 수급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