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아이를 낳은 중국인 내연녀를 폭행하고 과거 수배사실도 알리며 도피를 도운 전직 경찰관이 불구속 기소로 법정에 서게됐다.

전주지검 형사1부는 공무상비밀누설 및 범인은닉 혐의로 전직 경찰관 박모(39,남)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4일 전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2014년 11월부터 2015년 6월까지 모두 7차례에 걸쳐 업무용으로 지급받은 수사용 휴대단말기를 이용해 내연녀 A(22)씨가 사기죄로 체포영장이 발부되고 지명수배된 사실을 알려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또 2015년 2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A씨를 도피시키기 위해 동료 경찰관 명의로 빌린 오피스텔에 내연녀를 살게한 혐의도 받고 있다.

유부남이던 박씨는 2013년 10월 전북지방경찰청 외사수사대에서 근무하던 당시 어학 연수생이던 A씨의 사기 피해사건을 맡으며 불륜관계로 발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2015년 1월에 낳은 아들을 호적에 올려달라고 하니까 박씨가 협박과 폭행을 일삼았다"고 진술했다. 

이에 박씨는 "몇 차례 때린 것은 맞지만 내 아들은 아니다"고 주장했으나 최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친자감식 결과, A씨의 아들과 박씨의 유전자 정보는 99.999% 일치하는 것으로 판명됐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11월 A씨가 SNS에 글을 올리며 사건이 불거졌다.

전북지방경찰청은 지난 1월 징계위원회를 열고 내연녀를 폭행·협박한 혐의 등으로 박씨를 파면했다. 

검찰은 또 중국인 유학생들을 상대로 6400만원 상당의 취업 사기 행각을 벌인 A씨에 대해서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박씨가 경찰 공무원의 직무상 의무를 저버리고 수사상 비밀을 내연녀에게 누설했다"며 "더 나아가 같은 경찰이 쫓고 있는 내연녀를 적극적으로 도피시키고 은닉시키는 등 혐의가 명확해 기소했다"고 말했다.

/김민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