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에 외국인 근로자로 인한 혼란과 불법이 많아지는 것은 제도 탓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건설업은 타 산업과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지만 외국인 근로자 고용제도는 제조업, 농.어업 등과 동일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외국인 근로자의 부족이 불법근로자의 유입을 촉진하는 모양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2월 고용동향브리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외국인 취업자 총 수는 늘었지만 건설업 취업자의 비중은 감소했다.

  2014년 외국인 근로자 중 건설업 취업자는 10.1% 수준이었지만, 2015년 9.2%, 2016년 8.8%까지 감소했다. 

  이 같은 근로자 수 정체는 건설업 취업등록제에 따른 방문취업 동포(H-2)의 규모가 2010년 이후 그대로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 수는 고용률, 실업률, 인력부족률, 업황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산업인력공단이 업계의 의견을 반영해 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건설업계에선 일손 부족 문제에서 반걸음 떨어져 있는 종합건설업계의 의견이 주로 반영되고 있었다.

  또 다른 문제는 '사업장 변경금지 원칙', '사업장을 기준으로 한 운영'의 문제다. 

  고용허가제를 통해 비전문취업사증(E-9)을 받은 근로자들은 원칙적으로 타업종으로 또는 타사업장으로 이동이 불가능하다. 

  이 규정은 외국인의 이동의 자유,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지적이 있고, 현실에선 더 나은 임금이나 근로조건을 원하는 근로자들의 욕구로 인해 불법 근로자가 양산되고 있다.

  또한 외국인 고용규모 산정시엔 사업체가 아닌 건설현장 규모를 기준으로 하고, 근로자가 같은 업체의 타 현장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공사 종료', '행정청에 신고' 등의 조건에 따라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는 "수주산업, 건설생산방식 등 산업현장을 고려치 않은 탁상행정"이라고 꼬집었다.

/안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