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에 이어 저축은행과 캐피탈사 등 제2금융권의 집단대출도 한시적으로 중단됐다.

  가계대출 증가세를 잡기 위해 금융당국이 사실상 2금융권의 집단대출 총량 관리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지방을 중심으로 신규분양에 애를 먹고 있는 건설사들은 물론 주거를 목적으로 하는 실입주자들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31일 금융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주부터 일부 저축은행과 캐피탈사들이 중도금대출상품 취급을 잠정 중단했다.

  2금융권이 집단대출을 중단한 것은 금융당국이 사실상 총량 규제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달 초 금융당국은 저축은행과 캐피탈사에 "올해 1분기 가계부채 증가율을 낮게 유지하라"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발송했다.

  이와 함께 지난 13일과 16일에는 두 차례에 걸쳐 상위 15개 저축은행 은행장들을 15일에는 캐피탈사 최고경영자(CEO)들을 소집했다.

  이후 지난 27일 15개 저축은행 최고경영자(CEO)를 소집해 긴급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부채 증가폭을 지난해 대비 한자릿수 내에서 유지하도록 권고했다.

  캐피탈사 관계자는 "집단대출에 대한 비중이 높지는 않았지만 현재는 중단한 상태"라고 말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권고 이후 대부분의 저축은행이 집단대출을 중단하고 실시하더라도 비중을 줄인 상태"라며 "총량을 관리하기 위해 잠시적으로  중단하는 것이지 2분기 중에는 집단대출을 다시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CEO 등을 불러 집단대출을 자제하라고 이야기한 것에 대한 여파"라며 "은행에 이어 2금융권까지 집단대출을 중단하면서 제도권 금융사에 대한 대출 총량 관리가 시작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에 신경 쓰는 이유는 각종 대책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그간의 대책이 실패했다는 비판이 나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금융권이 집단대출을 중단하면서 분양을 시작한 건설사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시중은행 중도금대출이 막힌 상태에서 2금융권에서 돈을 빌려 직접 보증까지 나선 건설사들의 경우 이마저도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시중은행과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에 대한 규제 이후 사실상 캐피탈사와 저축은행이 집단대출의 마지막 보루였다"며 "한시적으로 중단되면서 분양에 애를 먹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안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