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전주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집행위원장 이충직)은 27일 영화제의 주요 상영작을 발표했다.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4월 27일~5월 6일)는 58개국 229편(장편 179편, 단편 50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이는 지난해 보다 18편 증가했다.

올해 영화제는 표현의 자유라는 기조를 이어가되 그간 직간접적으로 금기시 돼 왔던 정치·경제·사회적 이슈들을 쟁점화한 다큐멘터리 영화들을 과감하게 상영함으로써 ‘영화 표현의 해방구’를 자처한다.

혁신적인 주제와 스타일, 발칙한 상상력, 대담한 표현으로 논쟁적인 화두를 던지는 작품들을 소개하는 ‘프론트라인’ 섹션 신설이 그 맥락을 함께 한다.

개막작은 일디코 엔예디 감독의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몸과 영혼>가 선정됐다. 감독은 18년 만에 발표한 이 영화로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했다.
몸은 자랐지만 아직도 미숙해 보이는 여주인공 마리아와 세상의 권태로움을 짊어진 것처럼 이미 농익은 정신을 지녔지만 팔이 불편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는 몸과 영혼의 불균형 속에 타인을 찾아가는 진실의 여정을 보여준다.

폐막작은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최신작<서바이벌 패밀리>가 상영된다. 감독은 <워터보이즈>와 <스윙걸즈>를 통해 대중적인 코미디 장르의 감각을 자유롭게 구사하는 감독으로 각광을 받았다.
영화는 동경에 거주하는 한 가족의 혼돈을 다룬 재난영화지만 경쾌하면서도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진다. 갑작스러운 전기 공급의 중단으로 인해 도시는 일대 혼란에 빠지게 되고 아버지는 가족들을 이끌고 자신의 고향에 갈 계획을 세우지만 녹록치 않은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의 입간판격인 전주시네마프로젝트는 2017투자작은 3편 모두 한국영화로 선정했다.
이는 한국 독립·대안영화가 고사되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이창재 감독의 <N 프로젝트>(가제)와 김양희 감독의 <시인의 사랑>, 김대환 감독의 <초행>이 독립영화의 부흥을 꿈꾸게 한다.

<N 프로젝트>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삶을 조망하는 것으로 지난해<자백>에 이어 다시 한번 정치 소재 다큐멘터리의 파급력을 기대하게 하는 작품이다. <시인의 사랑>은 예술의 초월성과 삶의 범속성을 어느 시인 부부의 일상적 삶에 극적 대비로 녹여 냈으며 <초행>은 불안한 가족 서사를 풍경의 상처에 각인시켜 승화시킬 영화언어의 잠재력에 많은 기대를 걸게 하는 작품이다.

이외에도 영화제는 개최 시기의 특성상 징검다리 연휴로 관객들이 몰릴 상황을 고려해 지난해에 이어 초청작과 상영회차를 늘린다. 뿐만 아니라 어린이날에는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데이를 두 차례에 걸쳐 상영한다.

김승수 조직위원장은 “전주국제영화제는 규모에서는 작은 영화제이지만, 표현의 크기에서 만큼은 그 어떤 영화제 보다 깊고 넓은 영화제로 자리매김 해왔다”고 했다. 이어 “영화제가 가지는 정체성 때문에 상대적으로 많은 시민들이 영화제를 즐기지 못하는 점도 있다며 이를 위한 보완점 개선 및 영화제 인프라 구축에도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해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