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에 전북 전주동물원에서 사육 중인 뱅갈호랑이 두 마리가 잇따라 폐사하면서 동물원 측의 관리시스템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7일 전주시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이 동물원에서 태어난 수컷 호랑이가 전날 오후 7시10분께 숨졌다.

시는 부검결과 혈액 내 적혈구가 과도하게 파괴되는 악성 용혈성빈혈로 죽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호랑이 평균 수명은 15년이다. 

이 호랑이는 지난 2월6일부터 최근까지 설사와 혈뇨를 비롯해 먹이 섭취와 기립이 힘들어지는 등 이상 증세를 보여 치료를 받아왔다.

시는 이 호랑이를 전문 의료폐기물 처리업체에 의뢰해 소각 처리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1월에도 이 동물원에서는 13년 된 뱅갈호랑이 한 마리가 신장기능 저하로 숨졌다. 

이로 인해 전주동물원에는 시베리아 호랑이 5마리와 뱅갈호랑이 1마리 등 총 6마리가 남았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수컷 기린 한 마리가 무릎 관절염 악화로 죽었고, 같은해 3월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맨드릴은 기록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었지만 전립선비대증과 췌장 출혈로 폐사했다.

이처럼 대형 포유류가 연달아 폐사하면서 동물 관리 시스템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전주동물원에서 사육되는 동물은 103종 613마리. 이에 비해 수의사는 3명, 사육사는 14명에 불과하다. 

전주동물원은 하루에 오전 오후로 나눠 최소 2차례 예찰 활동을 실시하고, 먹이 섭취량, 배설물 상태, 운동량 등을 통해 동물들의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7월에는 원내에 동물병원을 신축해 운영해왔지만, 이번 대형 포유류들의 잇따른 폐사로 전주동물원의 의료체계에 대한 비난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전주동물원 관계자는 "동물 수 뿐 아니라 종에 비해 수의사와 사육사가 너무 적은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 수의사 한명을 더 충원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래도 좁은 우리에 있다 보니 스트레스를 더 받은 것 같다"라며 "생태동물원 조성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동물들의 복지 여건은 더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민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