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하락과 AI 확산에 이어 구제역 발생으로 농민들이 삼중고를 겪고 있다.

  이동 통제초소 운영, 축사 주변 소독 등 방역이 대대적으로 이뤄지지만 전염병이 일단 발병했다 하면 그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11월 김제시 금구면의 한 오리농가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이후 전북지역에서는 273만3,000수의 닭과 오리 등이 살처분됐다.

  전국적으로는 살처분 마릿수가 무려 3,292만 마리에 달한다.

  설상가상으로 충북 보은 젓소농장에 이어 정읍 산내면의 한우 농가에서 구제역이 터졌다. 

  침흘림 등 구제역 의심축은 4마리뿐이지만 긴급 방제 차원에서 이 농장에서 사육되던 49마리가 모두 살처분됐다.

  정읍 산내면의 한우 농가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하자 전국적으로 확산되지 않을까하는 염려로 방역당국은 초 긴장상태다.

  7일 송하진 지사는 정읍 산내면 소재 한우농가에서 구제역 및 김제 공덕 산란계농장에서 AI가 발생함에 따라 확산방지 및 조기종식을 위해 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에서 유관기관 및 실국장과 긴급 차단 방역 대책회의를 개최했다.

  송 지사는 구제역.AI 확산방지를 위해 유관기관, 생산자 단체 등의 긴밀한 협조체계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발생농장 및 예방적 살처분 농가의 신속한 살처분 실시 및 구제역 발생농장 반경 20km 내 긴급 Ring 백식 접종을 실시하고 구제역 백신접종 항체형성율 저조농가의 긴급 백신 및 도내 우제류 사육농가 예찰을 강화도록 지시했다.

  한편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은 정읍 산내면 한우농장의 바이러스 항체 형성률이 5%에 불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소 항체 형성률을 97.5%로 보고 있던 방역 당국의 판단과는 판이하게 다른 결과다.

  사육 마릿수가 많은 9개 시.도의 소.돼지 평균 항체 형성률을 보면 충남 79.6%, 강원 77.5%, 충북 75.8%, 경북 72.2%, 전남 69.7%, 경기 68.3%, 전북 67.4%, 제주 65.9%, 경남 64.5%이다.

  평균 항체 형성률이 60%를 웃돈다는 점에서 구제역 차단 방역이 제대로 이뤄지는 것 같지만 문제는 30%를 밑도는 농가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작년 8〜10월 항체 형성률이 30%를 밑도는 농가는 전국적으로 574곳에 달했다. 이들 농가가 백신을 제대로 놓지 않았다면 구제역에 걸릴 수 있는 우려는 여전히 큰 셈이다. 

  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구제역 발생 농가의 한우 20두를 조사한 결과 1두에서만 항체 형성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류 상으로는 지난해 8월26일 마지막으로 백신 접종을 한 것으로 돼 있지만 백신 접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접종 과정에서 문제가 없다면 통상 6개월 이상 효력을 가진다. 

  앞서 구제역이 처음으로 발생한 충북 보은의 젖소 농장에서도 항체 형성률은 20%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안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