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지급금 환수에 이어 변동직불금도 못받나

사상 초유의 우선직불금 환수에 이어 허용보조 내에서 조차 쌀 변동직불금 지급이 불가능해 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농민들의 한숨소리는 높아만 지고 있다.
변동직불금은 10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4개월 동안 산지 평균 쌀값이 정부가 정해놓은 목표가격인 18만8000원 보다 떨어질 경우 차액의 85%를 지원하는 제도다.
가용한 허용보조(AMS)내 쌀변동직불금 지급 가능액은 1조4900억원이다.
이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80kg 기준으로 최소 13만411원을 넘어서야 한다.
그러나 현재 산지 쌀값 상황으로는 이를 충족시키기가 불가능해 보인다.
지난해 10월부터 12월말까지 통계청이 조사한 산지 쌀값은 80kg 기준으로 평균 12만9807원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올해 쌀고정직불금과 변동직불금을 포함한 쌀 소득보전금액은 80kg 기준으로 17만9,362원 이하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농식품부가 추정한데로 산지 쌀값이 13만411원일때 변동직불금 규모는 3만3078으로 고정직불금 1만5873원 가량을 포함해 최종 농가 수취가격은 17만9,362원이다.
이 경우 목표가격 18만8,000원 대비 보전율은 95.4%이다. 만약 산지 쌀값 평균치가 13만411원 이하로 떨어질 경우 보전율은 더 하락하게 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12월부터 산지 쌀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고, 또 대형유통업체에 대한 할인판매 중단 요구와 함께 산지 RPC들에 대해 저가방출 자제를 주문하는 등 다각적인 산지쌀값 지지노력을 해 오고 있지만 예상만큼 쌀값이 오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정부는 쌀값이 80㎏당 14만원대인 경우를 기준으로 변동직불금 예산안으로 9,777억원을 잡았지만, 쌀값이 계속 하락하자 5,123억원이나 예산이 늘어난 것이다.
만약 현재 가격이 이달까지 계속되면 1조4,900억원으로도 변동직불금은 11억원가량 모자라게 된다. 현행법상 직불금 지급 총액은 WTO 보조금 한도를 초과할 수 없다.
다만 변동직불금 지급액은 지난 10월부터 1월까지의 평균 산지 쌀값을 기준으로 계산되기 때문에 정확한 지급액은 아직 산출되지 않았다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그러나 농민회 관계자는 "지금 추세로 쌀 가격이 계속 떨어지면 변동직불금 규모가 확보해둔 예산을 초과하는 사태가 발생해 변동직불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어 조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이러한 사태가 농식품부의 정확한 쌀값 예측 판단 미비에서 나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쌀생산자협회 박흥식 전북본부장은 "산지 쌀값의 안정을 위해 농민 관계자들이 100만톤의 추가격리를 요청했으나 정부는 68만5,000톤에 대해서만 공공비축미 및 시장격리 조치를 취했다"며 "정부가 쌀값 떨어지는 원인을 농민의 책임으로 전가시키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우선지급금 환수 조치로 농민들의 속은 시꺼멓게 타들어가고 있는데 정부는 속시원한 대책하나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정부가 특별예산을 편성해 농민들의 마음을 달래주길 바란다"고 말했다./안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