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의회 시정질의 ‘현실성 없는 정책 주문’ 남발

전주시의회 시정질의가 의원들의 현실성 없는 뜬구름 잡는 정책 주문이 남발되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시의원들이 전주시의 재정여건을 무시한 채로 많은 예산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전시성 사업들을 제안, 행정력 낭비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진옥 의원(송천2동·팔복동·조촌동·동산동)은 8일 제336회 전주시의회 제2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시정질문을 통해 자전거 전용차로 지정 운영을 제안하고 나섰다.
전주시가 표방하는 생태도시 조성을 위해서도 자전거 전용차로를 설치해 자전거 중심 교통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의원은 “남미 브라질의 변방도시 꾸리찌바는 값비싼 지하철 개발을 포기하고 지하철과 기능이 같은 버스시스템 개발, 보행자 전용도로 확대 등을 통해 생태 도시의 모범을 만들었다”며 “전주시도 차량중심이 아닌 사람중심의 생태교통 시스템 실현을 위해 인도가 아닌 차도에 자전거 전용차로를 지정,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전주시가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자전거정책팀을 자전거정책과로 승격시켜 기존의 대중교통과 자전거, 보행자 중심의 생태교통시스템을 구축을 추진하고 있는데 정책 기조는 큰 변화가 없다”면서 “자전거 이용 확대를 위한 정책으로 우선 시범지역으로 기린대로(팔복동 추천대교에서 병무청까지)에 자전거 전용차로를 설치하는 신규사업을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김승수 시장은 “전주시도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해 에코시티와 효천지구 등 신도시개발지구에 자전거전용도로를 우선 구축 할 계획”이라며 자전거 전용도로 정책 제안에 긍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김 시장은 또 “김 의원이 자전거 전용도로 지정을 제안한 기린대로는 일일 통행량이 2천대 이상으로 관할 경찰서의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고, 일부구간이 버스 전용차로로 운영되고 있어 자전거 우선차로를 바로 설치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지만 관계 기관과 협의를 통해 사업 추진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같은 김 의원의 시정질문을 통한 전격적인 제안에 이은 김승수 시장의 긍정적 답변에 자전거 이용 활성화도 좋지만 전주시의 한정된 예산과 대중교통 시스템을 고려하지 않은 전시성 사업에 시민들의 혈세를 낭비하는 정책 제안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김 의원이 제안한 자전거 우선도로는 자동차와 자전거가 동일한 도로구간을 공유하는 유형의 도로를 말한다.
기존 자동차도로(하루 평균 교통량 2000대 이상)에 자전거 우선도로를 지정하려면 교통량과 속도 등 기준을 고려해야 한다. 자전거 이용 활성화 명분에 매몰돼 시민들의 교통편의는 무시한 정책 제안이라는 비판이 들끓고 있다.
여기에 자전거 전용차로 조성에 들어가는 사업비도 만만치 않게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의 제안을 받아들여 전주시가 자전거 전용차로 지정을 추진할 경우 차로 도색이나 표지판 설치 등에 막대한 예산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전주시 한 공무원은 “시의원들이 전주시의 재정형편에는 무신경한 채로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전시성 사업 제안으로 이름값만 올리고 보자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며 “일부 시의원들의 현실성 없는 사업 제안으로 행정력을 허비하고 시민의 소중한 혈세를 낭비하는 것은 아닌지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김영재 기자